- 대한민국 게임산업 전문가 정책 일관성 공통 지적 … 대선 주자들의 게임산업 이해 여전히 부족
안철수 후보의 사태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양자 대결 구도로 대선 윤곽이 잡히면서 두 후보의 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이명박 정부의 게임산업 정책이 업계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새로운 정권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대권 주자들도 게임산업을 포함한 IT 및 콘텐츠 산업 관련 공약을 속속 발표, 기존 이명박 정권과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선 주자들의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정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본지는 대선 주자들의 정책 공약을 살펴보고, 향후 대한민국 게임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본지 정책 토론에 함께한 업계 전문가는 한성대학교 진호영 교수, 스윙크 양희세 대표, GNI소프트 박원범 대표, 대진대학교 김종엽 교수 등이다.
[알림]본지가 진행한 유력 대선 후보들의 정책 공약 전문가 토론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측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측으로부터 게임산업 및 ICT 산업 공약을 요청, 전달받아 진행됐습니다. 각 후보 캠프에서 보내온 자료 중 부족한 부분은 언론 보도와 후보들의 정책 코멘트를 참고해 보강됐습니다.
기자: 과거 대선과 비교했을 때 게임을 포함한 ICT(정보 통신 기술) 정책이 자주 언급되고 있는 것 같다. 그만큼 게임산업이 갖는 사회적 역량이 확대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진호영 교수(이하 진 교수): 안철수 전후보가 대선에 뛰어들면서 상대적으로 ICT 산업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타 산업에 비해 젊은 게임산업 종사자들의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이 결합되면서 파급력이 높았다. 안철수 전후보의 이 같은 행보에 위기감을 느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적극적인 ICT 정책을 제안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양희세 대표(이하 양 대표): 솔직히, 대선 주자들의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그렇게 높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더불어, 게임업계에 대한 대선 주자들의 관심도 상대적으로 적다고 본다. 안철수 전 후보 효과가 없었다면, 이전 대선과 비교해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기자: 안철수 전 후보 사퇴 이후 게임산업 종사자들의 문재인 후보 지지 이동을 어떻게 보는가. 박원범 대표(이하 박 대표): 사실,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안철수 전 후보에게 꼭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정치권에 게임산업을 포함한 ICT 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갈망이있었다.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을 통해 안철수 후보의 ICT 정책이 자연스럽게 전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하지만, 일방적인 사퇴로 정책 흡수 기회가 사라지면서 게임업계가 갖는 허탈감이 크다.
김종엽 교수(이하 김 교수):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안철수 사퇴 이후에 투표를 포기하거나 부동층이 됐다고 보는것이 맞다. 게임업계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매우 크다. 지난 이명박 정권에서 게임산업은 마약과 비교당하며 범죄자 취급을 받았다.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 안철수 전 후보를 통해서 새로운 변화를 기대했다. 하지만, 단일화가 원만히 진행되지 않으면서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만 가중시켰다.
진 교수: 안철수 전 후보를 지지했던 게임산업 종사자들을 부동층으로 본다면, 안철수 후보의 문재인 후보 캠프 참여 정도와 박근혜, 문재인 두 후보의 정책 실효성에 따라서 움직일 공산이 크다. 아직까지 성급한 판단이지만, 이명박 정부에 불만이 많고 기성 정치에 거부감이 많은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아무래도 야권에 호감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자: 판세 분석을 정리하고, 이제 정책을 살펴보도록 하자. 본지 사전 질의서를 통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으로 대변되는 기존 진흥 구조를 유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한콘진으로 통합된 후 게임산업이 소외받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주목된다 진 교수: 한콘진은 분명 분산된 진흥 기관을 하나로 집중, 시너지 효과를 나타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게임산업에 있어서는 만족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상대적으로 여러 진흥기관이 결합되고 순환 근무(정기적인 직원들의 인사이동)가 이루어지면서 전문성이 떨어졌다. 또한, 이명박 정부 후기 게임의 역기능이 강조되면서 지원이 줄어들었다.
박 대표: 한콘진의 진흥이 단기 성과에 주목하게 됐다는 점이 부정적이다. 아무래도 여러 진흥 기관이 결합되면서 예산 경쟁이 치열해졌고 자연스럽게 단기 성과에 움직이는 구조가 나타났다. 가장 대표적인 분야가 제작지원이다. 한류 열풍 속에서 방송, 영화, 음반 등이 호황을 누리면서 지원이 편중된 반면, 중소기업에 대한 게임 제작 지원은 매우 부족했다.
양 대표: 기존 진흥 구조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예산을 편성하고 운영하는데 있어서 기준이 필요하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는 꾸준함이 지금의 한콘진 중심의 진흥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일 것이다.
[진호영 교수]
소속 : 한성대학교 "대선 후보들의 게임산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전문가 영입을 통한 전문성 제고가 절실하다"
기자: 기존 진흥 기관들과 업계 상호간의 소통 부족에 대해서 박근혜 후보는 문광부와 한콘진에 소통 강화를 독려하는 한편, 청와대 내부에 콘텐츠 산업 전담 비서관제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의지는 충분히 전달했지만, 실효성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진 교수: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하 게임개발원)과 한콘진의 가장 큰 차이는 소통이다. 한콘진 이전의 게임개발원은 업계와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지금 국내 게임산업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개발사 대부분이 그 당시 진흥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한콘진은 과제를 업계에 제시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어 효율이 떨어졌다.
때문에 한콘진 예산이 기존 게임개발원 예산에 비해서 풍족했던 것에 비해서 성과는 크지 않았던 것이다. 박근혜 후보의 소통 의지는 분명 높게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아니다 실천능력이다. 콘텐츠 산업 전담 비서관제도 고려하겠다는 것이지 명확하게 신설하겠다는 아닌 것으로 안다. 보다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박 대표: 리더의 가장 큰 덕목은 역량 있는 인재를 바른 자리에 두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비서관제 신설과 소통을 독려하는 것도 좋지만, 각각의 자리에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력이 높은 인력을 적절하게 등용해야 한다고 본다. 게임산업이 콘텐츠 산업의 중추에 있음에도 다소 동떨어진 인사를 추진해 업계의 물의를 빚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김 교수: 최근 중복투자 문제가 지적되고 있듯 콘텐츠산업 전담 비서관제 신설을 통해서 중앙에서 관리하는 것은 매우 적절하다. 하지만, 비서관제가 단순히 현황을 분석하는데서 끝나거나 단순한 중복 투자 차단으로 전반적인 진흥 자원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 장기적인 진흥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시행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면 의미 있을 것이다.
기자: 문재인 후보는 5대 공약으로 ▲인터넷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 ▲인터넷 자유 국가 실현 ▲ICT로 좋은 일자리 50만개 창출 ▲상생의 ICT 생태계 조성 ▲ICT정책의 사령탑 설치 등을 제시했다. 공약의 실천 가능성과 효용성 어떻게 보는가 양 대표: 사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의 연대가 기대됐던 이유는 게임산업 분야 정책 전문가가 있는 안철수 전 후보의 전문성이 문재인 후보의 ICT 분야 공약에 녹아들 것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문재인 후보 ICT 정책은 실망감이 크다. 안철수 전 후보의 게임분야 정책을 온전하게 흡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 대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게임분야 공약은 사실 큰 그림만 있을 뿐 상세 실천안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어떤것이 좋고 나쁨을 따지기 애매하다. 그만큼 게임산업이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문재인 후보의 경우 부족한 전문성을 해소하기 위해서 정책 간담회 등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김 교수: 문 후보의 ICT 정책에 있어서 가장 기대되는 것은 중복 투자에 대한 비효율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게임산업 진흥의 주무부처는 문광부와 한콘진이지만 서울통상산업진흥원, 교육과학기술부 등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어 중복투자 문제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인식이 문재인 후보 측에서 있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 수 있다.
[양희세 대표]
소속 : 스윙크 "주목을 끌고 있는 온라인, 모바일 보다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진흥을 통해서 중소 개발사의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정책이 필요하다"
기자: 문재인 후보는 5대 공약 중 ICT로 좋은 일자리 50만개 창출, 상생의 ICT 생태계 조성 등은 호평 받고 있다 김 교수: 사실, 일자리 창출이라는 공약이 게임업계에서 보면 상당히 섭섭한 부분이 있다. 게임산업은 그동안 국가 위기 상황에서 국내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성실히 수행했다. 미국발 금융위기, 유럽의 경제 침체 등에서 국내 산업의 타격이 적었던 것도 게임산업 덕분이라는 것을 모두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박근혜 두 후보 모두 게임산업의 육성보다는 창출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진 교수: 일단 게임산업이 가지고 있는 산업적 순기능을 어필해야 전반적인 대국민 인식 개선이 가능하다고 본다. 인식 개선이 있어야 정부의 게임산업 지원 부담도 줄어들고 정책도 안정적으로 실행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문재인 후보의 일자리 창출, 상생의 생태계 조성 등은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양 대표: 사실 구체적인 실행안은 전무한 상황이다. 그저 큰 그림만 있을 뿐이다. 상생의 ICT 생태계 조성은 분명 좋은 공약이다.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M&A가 가속화되면서 시장이 재편됐다. 때문에 시장에서 중소형 개발사들이 생존하기 어려운 시장이 됐다. 이를 인식하고 개선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측면에서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없고 소통의 기회도 대기업에 비해 기존 중소 개발사들이 적어 개선은 힘들 것이다.
기자: 박근혜 후보는 비디오게임, 아케이드, 모바일 분야 수출 성장 지원을 약속했다. 세부안으로는 수출 상담회 개최 지원, 해외 전시마켓 한국관 설치 지원, 해외 정보 유관기관과의 MOU 체결 등이 있다 진 교수: 박근혜 후보가 온라인에 편중된 국내 게임산업의 다변화를 위해 여러 공약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국내 게임산업의 편중은 그동안 많은 지적을 받아 왔다. 온라인의 성공은 상대적으로 아케이드와 비디오게임 분야의 몰락을 야기했기 때문이다. 누구나 진흥을 이야기 했지만, 바다이야기의 아픈 과거 때문에 쉽게 관련 정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하지만, 세부안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것들이라 실효성을 따지기에는 무리가 있다. 한콘진의 수출 상담회가 큰 역할을 하고 있고, 지난 독일게임쇼에서 한국이 파트너 국가로 참여하는 등 이미 성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케이드나 비디오게임 분야에 대한 진흥안도 기존 50억원 규모였던 것을 확대하겠다는 것에 그치고 있어 실효성 측면에서는 우려가 크다.
박 대표: 박근혜 후보의 공약을 보면, 게임백서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새누리당 선거 캠프에 게임산업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전문가가 있는지 조차도 의문이다.
[김종엽 교수]
소속 : 대진대학교 "기존 규제를 유지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앞으로 게임산업에 대한 대국민 인식개선에 차기 정부가 집중해야 할 것이다"
기자: 유력 대선 후보들의 게임관련 정책이 대체적으로 빈약하고 실현 가능성 및 구체화가 부족하다는데 의견이 같은 것 같다 진 교수: 게임에 대해 거론하는 것에 대선 후보들이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사실, 학부모를 비롯한 기성세대에게 게임은 아직까지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언론에서 청소년 강력 범죄 증가를 게임 때문이라고 호도하고 있는 것과 관계가 있는 것 같다. 때문에 대선 후보들이 게임산업 진흥을 공론화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인터넷 산업, ICT 산업, 콘텐츠 산업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우회적으로 게임 산업 종사자들에게 공약을 발표하는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박 대표: 솔직히 대선 주자들이 게임산업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박근혜 후보가 지스타 현장을 찾고 '애니팡'을 플레이하는 모습을 언론에 보이기는 했지만, 그 모습을 게임산업에 대한 관심과 이해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더구나 내놓은 정책 공약을 보고 있자면 게임산업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캠프 관계자도 전무해 보인다. 이는 비단 박근혜, 문재인 두 후보에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대선 후보 모두가 게임산업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때문에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공약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기자: 그렇다면 게임산업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공약은 어떤 것이 있나 양 대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분야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지금의 분위기로 간다면 모바일 분야에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모바일 분야는 이미 레드오션 시장으로 경쟁이 치열하고 이미 대기업들이 장악해 중소 게임사들이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시장이 됐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이제는 새로운 유망 분야를 발굴해야 할 시점이다. 기능성게임, 체감형 게임 등이 대표적이다.
진 교수: 단기 성과에 주목하지 않은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정부는 다양한 장기 진흥 계획을 발표했지만 끝까지 시행된 경우는 거의 없다. 상황이 변했다며 예산을 삭감하고 계획을 변경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앞으로 게임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계획과 구체적인 실행안, 꾸준한 시행이 절실하다.
김 교수: 규제 이슈로 저평가 받고 있는 게임산업에 대한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더불어, 해외 자본에 흔들릴 수 있는 국내 게임산업에 대한 제도 마련도 시급하다. 적대적 M&A가 진행된다면 역사가 짧고 규모가 작은 국내 게임사들은 속수무책이다.
[박원범 대표]
소속 : GNI소프트"게임산업의 효과적인 진흥을 위해서는 게임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려는 자세가 절실하다"박병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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