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군 당국이 올해 서부전선 최전방 애기봉(해발 165m) 성탄절 등탑 점등 행사를 갖지 않기로 했다.

국방부는 11일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가 애기봉 성탄절 등탑 점등 행사를 신청했다가 취소한 이후 추가 신청한 단체가 없어 애기봉 등탑 점등행사를 실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추가 신청이 없었던 것이 주 이유지만, 오는 1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군 당국의 이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군선교연합회는 애기봉과 평화전망대, 통일전망대 등 최전방 3곳에서 성탄절 등탑 점등식을 하겠다고 국방부에 신청했다가 지난달 23일 취소했다.

김포지역 주민과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대북전단 살포ㆍ애기봉 등탑 반대 김포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1일 “대선을 앞두고 북풍 공방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면서 점등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애기봉과 통일전망대 등은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2.5∼3㎞ 떨어져 있어 북한 주민들이 30m 높이의 등탑 불빛을 육안으로 바라볼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북한은 ‘괴뢰들의 반공화국 심리전’이라며 애기봉 등탑 점등행사에 강력하게 반발해 왔다.

1954년에 시작된 애기봉 점등식은 2004년 6월 MDL 지역에서 선전 활동을 중지하고 선전 수단을 모두 제거키로 한 2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에 따라 중단됐다. 그러나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을 계기로 재개됐다.

당시 국방부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신청에 따라 2010년 12월21일부터 이듬해 1월8일까지 애기봉 등탑을 점등했다.

이때 군은 북한의 타격 가능성에 대비해 대비태세를 강화했고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해병부대는 삼엄한 경계근무 작전을 펼쳤다.

지난해에도 국방부는 기독교군선교연합회와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신청에 따라 애기봉 등탑 점등 행사를 계획했다가 12월17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을 계기로 취소했다. 북한이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애도기간인 점을 감안한 조치였다.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애기봉 등탑 점등이 이뤄지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조성될 것이라며 지난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