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서는 김장재료 도난도

‘엥겔지수(총가계 지출액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가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먹고살기조차 어려운 불황이 지속되면서 ‘식품’ 절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9일 강원도 춘천에 사는 A(17) 군 등 10대 청소년 5명은 대형마트에서 과일과 냉동식품 등을 훔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결과, 이들은 지난 9월에도 다른 마트에서 캔 음료수와 포장 음식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A 군은 경찰 조사에서 “간식거리를 살 돈이 없어 친구들과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3일 울산에서도 허기를 참지 못한 노숙인이 한 식육식당의 문을 부수고 들어가 22만원 상당의 돼지고기를 훔쳐 도주한 사건도 발생했다.

김장철에 접어들면서 배추, 무 등 농산물 도난사건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달 21일 경북 구미에서는 남의 밭에 들어가 배추 43포기,무 50개 등을 훔쳐 자신의 차에 싣고 도주한 B(51) 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앞서 전북 부안에서는 50대 남성이 시골 마을 창고에 보관돼 있던 마른 고추 23㎏(시가 59만원 상당)을 훔치다가 검거됐다. 전남 영광군 일대에서도 농민들이 애써 수확한 고추 1200만원어치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농축산물 절도는 2010년 524건이었으나 올해는 8월까지만 559건에 달해 2년 사이 농축산물 절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기가 불황일수록 생계형 절도가 증가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의식주 중에서도 특히 식품 절도가 늘고 있다는 것은 불황의 정도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