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한국의 전통 음식 중에는 소금 간을 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고추장, 간장과 같은 장 종류는 물론 젓갈류를 위시한 각종 염장 식품은 시대에 맞게 염도를 낮추고 더 좋은 소금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진화 하면서 여전히 한국의 밥상을 좌우하고 있는 주요한 식품이다.
소금 간 하면 먼저 떠오르는 음식 중 대표적인 것은 우선 ‘안동 간고등어’다. 동해안 바다에서 잡아 올린 고등어가 내륙인 안동으로 운반될 동안 부패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소금을 뿌려둔 게 유래라는 안동 간고등어는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황금비율의 소금 간 하나로 완벽한 맛을 이끌어낸다.
‘간잽이’가 배 가른 고등어 속살에 휙휙 소금을 던져 넣는 ‘염장 지르기’는 육질을 살려주고 생선의 단맛을 끌어내며 비린내를 가시게 한다. 이동삼 씨 등 유명 간잽이들의 염장 지르기를 거친 고등어는 과연 맛이 다르다는 평가다. 그들이 한 줌씩 집어 드는 소금 양은 생선의 크기와 연동해 절묘하게 맞춰진다고 한다.
이처럼 염장이 맛을 좌우하는 것은 비단 고등어 뿐만 아니다. 생선의 왕, 굴비 중의 굴비로 통하는 영광 굴비 또한 고등어 만큼 소금 간이 중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타 지역 굴비는 소금물에 굴비를 담그는 방식이 주류지만, 영광 굴비는 소금을 직접 손으로 문질러 바르는 ‘섶간’을 한다. 소금물에 담가두면 염분이 빨리 배이고 손이 덜 간다는 경제적 장점은 있지만 ‘염재비’가 직접 수작업으로 소금을 뿌려 맞춰낸 맛에는 못 당하는 셈이다.
염장 기법은 비단 생선, 고기 등 육류 뿐 아니라 식물성 식품에도 사용되는데, 사실 고등어나 굴비보다 우리 밥상에 더 자주 등장하는 김치도 소금을 어떻게 쓰는가가 무척 중요한 음식이다. 김장 김치를 직접 담그기 보다 포장 김치를 사먹는 이들이 더 많은 요즘, 소금을 잘 사용한 김치는 쉽게 찾기가 어렵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김치는 대부분 앞서 언급한대로 비용대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소금물에 담가 간을 배게 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집에서 직접 김치를 담글 때 배춧잎 하나하나를 젖혀가며 소금을 뿌리는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안동 간고등어와 영광 굴비의 맛 비결도 그랬듯 여기서 공장 김치와 직접 담근 김치의 맛에 차이가 생긴다.
소금물 대신에 소금을 직접 배추잎 사이사이에 뿌리는 이른바 직염방식을 고집해 김치 시장에 파란을 일으킨 ‘봉황김치’가 그 대표적인 예다.
변변한 홍보도 없이 소비자들의 입 소문만으로 단 수개월 만에 정부 핵심기관 및 관공서, 특급 호텔 등 140여곳에 납품 계약을 성사시킨 것도 이런 염장 방식과 무관하지 않다.
봉황김치 관계자는 “황금비율로 뿌려진 소금은 배추의 아삭한 식감을 살려주고 감칠맛과 시원한 맛을 최대한 끌어낸다” 면서 “공장김치와 직접 담근 김치 맛이 차이가 나는 것도 바로 그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