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중ㆍ장년 여성의 주요 일자리였던 육아도우미(베이비시터) 업계에도 세대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20대 여대생을 중심으로 젊은 여성들이 베이비시터로 나서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여대생 베이비시터에 대한 인기는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어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함께 놀아준다는 점도 부모들에게 큰 장점으로 어필하고 있다. 또 외국어 능력을 겸비한 대학생들은 일명 ‘어학 시터’로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일명 ‘대학생 시터’를 전문으로 소개해주는 업체까지 등장했다.

서울 A 대학교 영문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21ㆍ여)씨는 지난 6월부터 서울 방배동의 한 가정집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만 4세 여자아이를 돌보고 있다. 부모의 부탁으로 아이의 영어유치원 숙제를 도와주기도 한다. 영문과라는 이력 때문에 기존 시급 8000원에서 1만원으로 2000원 올려 받게 됐다.

수도권 소재 B 대학교 경영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20ㆍ여)씨는 지난 8월부터 3개월 째 주 2회 베이비시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평일에는 4세, 6세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 오전 10시부터 6시까지 8시간 일을 한다. 토요일에는 4세 아이를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돌본다. 아이들의 식사를 챙겨주고 함께 TV나 책을 보며 놀아준다. 시급은 6000원 수준이다.

본지가 구인ㆍ구직사이트 운영 업체 10여 곳을 전화 취재한 결과 최근 단기 육아도우미를 중심으로 20대의 비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인력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한 인력 업체 관계자는 “주말이나 평일 저녁 시간에만 베이비시터를 필요로 하는 경우 중장년층 보다는 젊은 사람들을 선호한다”며 “한달에 베이비시터 구인 문의 전체 10건 중 3건 꼴로 대학생이나 자격증 있는 젊은 베이비시터를 구하는 문의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학생 시터가 늘어나는 이유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함께 놀아주고 ▷외국어, 음악, 미술 등 다양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비용은 저렴한다는 점 때문이다.

대학생 시터를 고용하고 있는 여성 직장인 김모(39)씨는 “아이가 유치원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4시간 정도 아이를 맡기는 일이라서 전문 베이비시터를 고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유아교육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을 고용했는데 시급(8000원)이 저렴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학생 시터만을 전문으로 소개해주는 업체까지 등장했다. 한 업체는 인터넷을 통해 국내 명문대 국제학과, 영문학과, 중문학과에 재학 중인 일명 ‘어학시터’도 소개 가능하다며 적극 홍보를 하기도 한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대학생시터를 구하고 싶다는 문의가 꾸준하다. 이젠 되레 학생들이 ‘페이가 너무 적다’며 퇴짜를 놓기도 한다. 대부분 시급이 1만원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