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최신 병영생활관 공개

“초호화판이라고 쓰면 기자분들과 절교할 겁니다. 부디 잘 써주세요.”

국방부가 지난 13일 최신식 병영생활관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한 국방부 간부가 진담반 농담반으로 건넨 말이다. 이 말에서 여실히 나타나듯 국방부 내 근무지원단 소속 병사가 기거하는 최신식 병영생활관은 일류 호텔급 막사였다.

지하 4층, 지상 8층 규모 건물의 벽과 바닥은 상당 부분 대리석으로 마감돼 있었다. 건물 내부에는 헬스장, 당구장, 배드민턴장, 탁구장, PC방, 사우나시설, 매점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병사 내무반에는 개인 침대와 개인 관물함에 전투화 살균건조기까지 구비돼 있다. 축축한 전투화를 말리기 위해 날씨 좋은 날 전투화를 밖에 내어놓아야 했던 이른바 ‘전투화 일광소독’은 옛말이 됐다.

20명이 거주할 만한 크기의 내무반에 고작 8개의 병사 침대가 설치돼 있고, 중앙에는 최신 평면TV가 자리잡고 있다. 복도에는 정수기와 함께 관상용 어항이 장식돼 있다. 의무실도 ‘모든 환자에게 같은 약을 준다’는 옛 군대 의무실을 생각하면 안된다. 정형외과ㆍ피부과ㆍ이비인후과로 세분화해 있으며, 의무병이 아니라 군의관과 간호장교가 근무한다. 인솔을 맡은 장교는 “이 병영생활관은 대한민국 전군의 모범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모든 면에서 최신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초호화판 하드웨어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병사용 침낭은 낡아 보였고, 대규모 사우나시설은 사용한 흔적이 없었다. 매 끼니 1000여명이 식사한다는 병사 식당은 규모는 컸지만 급식 수준은 옛 부대보다 못했다. 인솔 장교는 “요즘 취사병 되는 것을 다들 기피한다”며 “이 정도 해주는 것도 대단하다”고 했다.

<김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