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호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이 진보 진영 서울시 교육감 재선거 단일후보로 확정됐다. 보수 진영에서는 교육부 장관을 지낸 문용린 서울대 명예교수로 일찌감치 단일화했다. 독자 후보가 더 나서겠지만 연말 서울시 교육감 재선거는 일단 보수와 진보 맞대결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정치적으로 절대 중립적이어야 할 교육감 선거가 이념 대결로 치닫지 않을까 걱정이다.

유감스럽게도 이미 그 전조가 보인다. ‘혁신 교육’을 표방하는 이 전 위원장은 무상급식 확대, 학업성취도 평가 중단, 학생인권조례에 맞는 학칙 개정,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반대 등을 정책으로 내세웠다. 한마디로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의 정책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곽 전 교육감은 재직 시 이념편향적 정책으로 사사건건 교육당국과 마찰을 빚었고, 그 때문에 일선 교육현장에 큰 혼란과 갈등을 불러왔다. 그 같은 전철을 다시 밟을 수는 없다.

교육감 선거를 이념적 관점에서 접근하기는 보수 진영도 마찬가지다. 우선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 단일화에 실패, 진보 성향 후보에게 밀렸다는 판단부터가 그렇다. 서둘러 문 전 장관으로 단일화를 한 것도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교육감 선거를 이념의 대리전으로 보는 비교육적 시각이 안타깝다. 문 전 장관의 교육 정책은 상대적으로 합리성을 추구한다지만 대부분 곽 전 교육감의 반대편에 서 있다. 교육감이 된다면 일부 정책이 원상복귀되면서 학교 현장은 또 한바탕 혼란을 겪을 게 뻔하다.

서울시 교육감은 2200여개의 교육기관을 관장하고, 8만여 교원의 인사권과 7조원에 달하는 예산권을 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더욱이 우리 교육에서 수도 서울이 가지는 상징성과 비중은 절대적이다. 그래서 서울시 교육감을 ‘교육 대통령’으로 부르는 것이다. 막중한 자리의 서울시 교육감이 자신의 이념 성향에 따라 정책을 수시로 바꾼다면 우리 교육 전체가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헌법이 보장하는 것은 이런 우려 때문이다.

교육은 정치권 변화와 무관하게 일관된 방향성을 유지해야 한다. 그 책임자는 오로지 교육 백년대계를 걸머지겠다는 각오와 사명감으로 그 직에 임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교육은 망국적 사교육과 심각한 학교폭력 등으로 벼랑 끝에 서 있다. 특정 이념에 매몰되면 결코 풀어갈 수 없다. 교육의 수장을 뽑는 선거인 만큼 이념의 틀을 벗고 2세들의 미래에 비전을 주는 정책 경연장이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