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안전은 사회 안전과 직결된다. 우리가 먹는 것이 바로 우리 몸을 지탱하고 온전히 몸이 된다. 또 안전하고 건강한 친환경농산물을 소비하면 농업 경쟁력도 함께 살릴 수 있다.
얼마 전 언론에서 유기농 식품의 영양소 함유량이 관행농업으로 생산된 일반 식품과 별 차이가 없다는 미국 유명 대학의 연구결과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을 본 기억이 난다. 값은 비싼 유기농 식품이지만 건강상 이익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짜 유기농이 비싼 값어치를 못하는 걸까? 이렇게 반박해보고 싶다. 성분으로만 판단해보면 수돗물과 약숫물도 마찬가지다. H₂O, 즉 수소와 산소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다.
물도 이러한데 하물며 농사는 알면 알수록 어려운 일이다. 살아 있는 생명의 성장을 다루기에 근본적으로 자식을 키우는 일과 비견되곤 할 정도다. 친환경 생명농법은 더 고되다. 처음 굳이 그 고된 방법을 선택하면서까지 유기농 농산물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단지 영양학상의 이유나 경제적 이유가 아니었다. 건강은 단순히 병이 없는 것뿐만 아니라 면역력, 회복력 그리고 자연치유력을 지속시키는 것까지 확장되는 개념이어서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마음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이었다.
‘가난 퇴치’라는 산업화 시기에는 농업의 일차적 목표는 ‘증산’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지금은 그 목표는 달성했으나 관행농업의 이면에 어떤 위험 요소가 숨어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국내외적 요인들로 농업의 경쟁력 자체가 위태로워지기도 했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안다.
농부들은 시장에서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 잃었다. 또 국내외적 요인들로 인해 농업의 경쟁력 자체가 위태로워졌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의 자식과 다름없는 작물들이 더 이상 건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은 생명을 키우고 있다는 농부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충분한 이유가 됐다.
문제의 답은 공생과 순환의 원리, 지혜에서 출발한 우리 선조들의 전통농업이었다. 배앓이에 진통제를 먹는 것이 아니라 ‘엄마 손은 약손’을 노래하며 배를 쓰다듬어 주는 어머니가 바로 답인 것이다.
‘먹거리 안전’은 ‘사회 안전’과 직결된다. 우리가 먹는 것이 바로 우리 몸을 지탱하고 온전히 몸이 된다. 또 우리가 건강해야 사회가 건강하다. 지금 당장의 합리적 가격보다 생태계와 생명 존중과 미래 식량주권의 문제로 바라보아야 한다. 안전하고 건강한 친환경농산물을 소비하면 스스로 건강해질뿐더러 농업 경쟁력도 함께 살릴 수 있다. 그야말로 흔히들 얘기하는 ‘상생’이다.
최근 들어 도시 소비자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친환경 산지체험 행사도 바로 이런 상생의 의미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사람과 생태계 모두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삶의 철학을 스스로 지고 가는 친환경농업인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노력의 땀과 수확의 기쁨, 그걸 허락해준 생태계에 대한 감사의 순간, 우리 모두 ‘힐링’을 주고받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생산자와 소비자, 식량주권을 위한 경쟁력, 먹거리를 통한 진정한 자연치유력 등을 믿기에 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길은 오직 친환경농업이다. 파종부터 식탁까지 까다로운 품질관리와 상대적으로 적은 소출을 감내하며 이 길을 고수하는 생산자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