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급감하며 가계부채 증가율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월별 증가율도 최장 기간인 12개월째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은행의 ‘월별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가계부채 잔액은 649조 8200억원으로 전년대비 4.1%늘어난데 그쳐 최저치를 기록했다. 공식 통계를 작성한 지난 2003년 10월 이후 가계부채 월별 증가율은 평균 6~8%대였고, 2011년 8월 정점을 찍은 8.8%와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부채 폭탄’을 우려한 정부 당국이 가계대출을 조이고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증가율은 지난해 12월 7.8%로 낮아졌고 올해 2월 6.8%, 4월 5.9%, 6월 5.1%, 7월 4.6%, 8월 4.1%로 급격히 줄어들어 3%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율 감소의 주요 원인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을 사려는 수요가 급감,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자 금융기관도 상환 위험을 피하기 위해 대출을 억제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가계부채 총량 증가세가 줄어드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급격한 증가율 둔화는 경제 전반에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서민들의 대출 문턱이 높아져 사채시장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경기가 좋지 않은데 무작정 대출을 늘려 서민경기를 해결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도 “필요한 돈은 제때 빌릴 수 있도록 높은 대출금리를 저금리로 바꿔주는 등의 방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