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 기자]8조5000억원이 넘는 부산시의 예산을 4년동안 관리하게될 시금고 선정 과정에서 공정성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부산시 세정담당관실이 최근 실시한 시금고 선정과정을 거치면서 주금고에 부산은행, 경합을 벌였던 부금고에는 KB국민은행이 선정되면서 12년간 부금고를 운영해왔던 NH농협은행이 탈락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5일 부산시에 따르면 최근 열린 부산시금고지정심의위원회의 심의에서 복수로 신청한 부금고 선정을 위해 금융기관별 평가를 벌인 결과 농협은행은 855.08점을, 국민은행은 856.05점을 얻어 0.97점 차이로 KB국민은행이 부금고로 선정됐다.
하지만 부금고 선정에서 탈락한 NH농협은행은 5일 이번 심사과정에서 치명적인 계산착오와 위법성이 발견됐다며 이날 오전 심의 결과에 대해 계산착오 정정 등 부산시에 재심요청을 하는 한편, 시금고 계약체결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부산지방법원에 제출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다고 밝혔다.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평가항목 중 ‘지역사회 기여도 및 협력사업 추진능력’ 항목에서 심의위원들의 명백한 계산착오가 있었다는 NH농협은행의 주장이다. 이 항목은 모든 세부 평가항목이 주관적인 기준이 아닌 객관적인 수치로 평가되기에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NH농협은행측이 자체 계산한 결과는 농협이 국민은행보다 6.3점(87.3 - 81)을 이겼는데도 부산시의 해당항목 평가결과에서는 농협이 5.1점(86.70 - 81.60)을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이유를 확인해보니 심사위원 2명의 계산이 잘못 합산됨으로써, 1.2점이 줄어들었다는 주장이다.
앞서 KB국민은행의 점수가 0.97점 많은 것에 불과했기 때문에 이부분이 착오로 확인된다면 0.23점 차이로 심사결과가 뒤바뀔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부산시 세정담당공무원은 “KB국민은행 프리젠테이션 과정에서 향후 지역사회 기여 계획을 추가로 밝혀 심사위원 2명의 점수가 바뀌게 된 것이다”면서 “프리젠테이션 과정에서 KB측이 밝힌 계획에 따라 심사위원이 배점을 바꾼 것이 합법적인 절차인지는 검토를 거쳐 확인해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NH농협은행측은 “부산시가 밝힌 공고에서 추가자료를 받지않는다고 명시돼있고, PT과정에서 구두로 한 약속이 지켜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를 심사 점수에 반영했다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다”고 주장했다.
NH농협은행이 법원에 제출한 ‘시금고계약체결금지가처분 신청서’를 통해서도 심의위원회의 심의ㆍ평가가 주관적이고 공정하지 않게 시행돼 재량권을 남용한 사실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평가항목 중 ‘시민의 이용 편의성’ 항목과 ‘금고업무 관리능력’에서 특정은행에 지나치게 유리하게 평가됐다고 주장했다.
또 ‘지방세입금 납부 편의증진 방안’ 항목 가운데 객관적 수치 평가인 정량평가 부분인 ‘실적’은 농협은행이 국민은행보다 높게 나왔음에도 정성평가 부분인 ‘계획’은 오히려 국민은행이 높게 나왔다는 것은 평가자의 주관적 요소가 지나치게 개입한 부당한 평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계획’ 부분은 농협은행이 이미 시행하고 있는 항목들이 많고, 추가로 제시한 부분도 있어 최소한 국민은행과 같은 점수는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금고 업무 수행능력’에서 전국에 방대한 세정정보(OCR)센터와 인력운용을 하고 있음에 비해 운영경험이 없는 국민은행이 내놓은 계획만으로 비교해 높은 평가를 받은 것도 부당 심의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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