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차세대 중국 기업인은

8년 연속 中매출 1위 시노펙 이끄는 푸청위 중저가 가전 세계석권한 하이얼의 장루이민…

시진핑 민영기업 활성화된 지역 수장 경력 국유기업 개혁·민간경영인 육성 탄력받을 듯

중국의 차기 최고지도자 시진핑(習近平)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경제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국유기업 개혁이 중국 경제체제 개혁의 중심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 차기 주석이 민영기업 육성에 상당한 공을 들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당쉐량 홍콩과기대 교수는 지난 20년 동안 시 부주석이 푸젠 성, 저장 성, 상하이 시 등 민영기업이 발달한 지역의 수장을 지낸 점을 상기시키며 민영기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ㆍ유럽 등 선진국이 깊은 불황에 빠지면서 글로벌 경제에서 중국의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저렴한 가격경쟁력만이 아닌 당당한 기술력을 갖추며 세계적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이들의 뒤에는 혁신과 근성으로 기업을 일군 경영인이 자리하고 있어 향후 10년 중국 경제에 기대가 더해지고 있다.

▶혁신으로 우뚝선 민영기업인=최근 중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인은 누가 뭐래도 량원건(梁穩根ㆍ56) 싼이(三一)그룹 회장이다. 그는 개인자산 700억위안(약 12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후룬바이푸의 부자순위에서 1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량 회장은 중국 후난(胡南)성 출신으로 공대를 졸업, 국유기업인 훙위안기계에서 3년 만에 기획처 부처장에 이어 체제개혁위원회 부주임까지 초고속 승진했다.

하지만 그는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와 1986년 싼이중공업을 세우며 험난한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싼이그룹은 외국계가 주도하고 있던 중장비 시장을 완전히 국산으로 대체하면서 중국인의 자존심을 세웠다.

량 회장은 또 민영기업인 최초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에 도전하고 있어 주목된다. 370명의 당 중앙위원은 13억5000만명의 중국인을 대표하는 지도자다. 중국을 이끌어가는 총서기를 비롯한 당 상무위원이 바로 이들 중앙위원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그의 향후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지난 2월 방미 길에 오른 시 부주석이 대동한 몇 안되는 민영기업인이기도 하다.

루관추(魯冠球ㆍ67) 완샹(萬向)그룹 회장 역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후 주석의 방미 일정 때 후 주석과 두 차례나 만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이런 그를 두고 미국 잡지 포브스는 “세계 무대에서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중국의 얼굴이 후 주석이라면, 중국에서 번창하는 부(富)와 기업가정신을 상징하는 인물은 바로 루 회장”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루 회장은 항저우 인근 농촌에서 태어났다. 15세 때인 1960년 학교를 중퇴한 후 대장장이가 됐다. 그리고 1969년 거의 맨손으로 농촌 출신의 젊은이 6명과 소규모 농기계ㆍ자전거 수리점을 차렸다. 이것이 현재 근로자 4만명 이상을 거느린 중국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완샹의 모태다.

미국의 견제를 받으면서 오히려 유명세가 더해진 중국 통신장비 1위 업체 화웨이(華爲)의 런정페이 회장은 지난해 미국 ‘포천’이 선정한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인 1위’에 올랐다.

중국 인민해방군 통신장교로 근무하다가 전역해 43세 때 통신장비 수입상을 차린 것이 화웨이의 전신이다. 창업치고는 늦은 나이지만 그는 타고난 헝그리 정신으로 단숨에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런 회장은 세계 1위 통신장비업체가 되려면 모든 임직원이 후각이 예민한 늑대처럼 발빠르게 제품 개발과 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는 ‘늑대론’으로 유명하다.

이 외에도 영어교사를 하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를 만든 마윈(馬雲), 세계 최대 인터넷 서치엔진인 구글을 누르고 중국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바이두(百度) 리옌훙 등은 중국 경제의 도약을 짊어지고 나갈 젊은 CEO로 꼽힌다.

▶세계로 뻗는 국유기업인=중국 석유화공집단(시노펙)은 중국기업연합회와 중국기업가협회가 지난 9월 발표한 중국 ‘500대 기업’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며 8년 연속 1위를 지켰다.

시노펙을 이끌고 있는 인물은 푸청위(傅成玉ㆍ61) 회장이다. ‘푸청위호’는 지난해 4월 닻을 올렸다.

푸 회장은 헤이룽장(黑龍江) 출신으로 중국 다칭(大慶)석유대학에서 지질학을 전공한 후 사우스캘리포니아 대학원에서 석유화학전공 석사를 받았다. 1982년 국유기업인 해양석유총공사(CNOOC) 창립멤버로 합류, 2000년 부사장을 거쳐 2002년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CNOOC 시절 그는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면서 중국 석유계에서 ‘저우추취(走出去)’의 길을 연 선구자라는 평을 받았다. 2005년 미국 석유업체 유노콜을 인수하려다 실패했지만, 세계 시장에서 ‘차이나머니’의 위력을 각인시켰다. 푸 회장은 시노펙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해외 시장 공략을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다.

세계 중저가 가전시장에서 군림하고 있는 하이얼(海爾)그룹의 장루이민(張瑞敏ㆍ63) 회장은 파산 위기의 하이얼을 현재 종업원 5만명의 거대 글로벌 기업으로 일궈내면서 중국의 ‘잭 웰치’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1980년대 초반 파산상태인 작은 냉장고업체 하이얼의 공장장으로 부임한 그는 회사 기강을 세우고 업무 효율을 높이는 일부터 착수했다. 결함이 발견된 냉장고 76대를 꺼내 직원 앞에서 해머로 산산조각내버린 사건은 지금도 유명한 일화로 전해진다.

하이얼은 국내 시장 선두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중저가 가전시장을 잠식, 냉장고ㆍ세탁기 모두 10%대 점유율로 ‘세계 5대 가전업체’ 반열에 올라섰다.

장 회장은 인수ㆍ합병(M&A)에서도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10여년 동안 하이얼은 세계 곳곳에서 기술력을 가진 15개 기업을 인수했다. 지난해 7월 일본 굴지의 산요로부터 백색가전 부문을 인수한 것은 하이얼 M&A의 백미로 꼽힌다.

<한희라ㆍ윤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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