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소요예산 8조3000억원의 창군 이래 최대 규모 무기구매 사업인 차기전투기(F-X) 기종 선정이 결국 차기 정부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차기전투기는 한 번 선정되면 2020~2050년까지 약 30년간 우리 영공 수호라는 막중한 임무를 지게 된다. 이에 따라 연내 기종 선정은 불가하다는 신중론이 지배적이었으나, 현 정부는 연내 기종 선정을 강하게 밀어붙여왔다.
그러나 차기전투기 기종 선정이 차기 정부로 넘어갈 수 밖에 없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F-X 후보기종인 F-35A(록히드마틴)와 유로파이터(EADS), F-15SE(보잉) 등에 대한 시험평가가 지난주에 마무리됐고, 가격협상 전 마지막 단계 협상인 3차 협상도 지난 주에 끝났다.
그러나 협상 결과가 좋지 않아 예정에 없던 4차 협상이 내달 중순부터 시작돼 약 2주간 진행된다.
4차 협상이 끝나면 12월부터 가격 협상이 진행된다. 지난 번 전투기 도입 당시에는 가격협상에만 6개월이 소요됐다. 지난번에 6개월 걸렸던 가격협상을 이번 정부에서는 한 달만에 끝낸다고 해도 내년 1월 말 이후에야 기종 선정이 가능한 것이다.
길게는 수십회까지 진행되는 가격협상을 한 두차례에서 끝낸다고 가정할 때의 일이다.
가격협상을 마치면 다시 가격 조건이 맞는 업체들과 가계약을 맺는 절차가 남아 있다. 이 과정도 우리가 제시하는 가격을 업체가 고분고분 받아들인다는 가정 하에 1~2주 걸린다. 다음엔 방사청이 가계약 대상 업체들을 놓고 최종 결정을 해야 하는데 이 또한 1~2주가 걸린다.
이렇듯, 가장 최상의 조건을 가정하더라도 기종 선정은 내년 1월 말께에야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넘어야 할 산은 더 높다. 차세대 전투기의 유력 주자인 F-35 제조사인 록히드 마틴이 가격 면에서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록히드 마틴 측은 “F-35의 한국 판매 가격은 미 공군 공급 가격이며 거기서 전혀 깎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미 공군 공급 가격이 정확히 얼마인지는 우리 정부나 미 정부, 록히드 마틴 측도 정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제조사 설명에 따르면, 우리가 구매하려는 F-35 기종은 현재 개발 단계에 있기 때문에 정확한 가격 산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