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대선을 앞둔 미국이 노골적인 ‘중국 기업 때리기’에 나서면서 G2간 살벌한 경제전쟁의 총성이 울렸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8일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는 공식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대표적인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華爲)와 중싱(中興ㆍZTE)을 스파이 기업으로 규정하고 관계를 청산할 것을 요구했다.
화웨이와 ZTE가 미국 기업을 인수합병(M&A)하지 못하게 막는 한편 중국의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고려해 정부에 이들 회사의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이번 보고서는 1년에 걸친 조사와 청문회를 거쳐 나온 것이다.
보고서 발표에 이어 최대 네트워크장비업체인 미국의 시스코 시스템스는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ZTE와의 제휴 관계를 청산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시스코가 오랜 제휴 관계를 끊은 것은 내부 감사 결과 ZTE가 자신들의 장비를 이란에 판매한 사실이 드러난 때문이라고 로이터가 전했다.
미국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중국 기업들은 명백한 “중국 때리기”라고 주장했다.
화웨이의 미국 법인 대변인은 “완전히 신빙성이 없는 주장”이라며 “우리는 전세계 150개국에서 500여개 기업고객을 확보했으며 제품의 안전성과 무결점은 세계적으로 증명됐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스웨덴의 텔레폰 AB LM 에릭손에 이어 세계 2위의 통신장비 업체이며, ZTE는 세계 네번째 휴대폰 제조업체다.
화웨이는 이미 지난 2008년에도 미국의 스위치메이커 3COM을 인수하려다 미국 정치인들의 개입으로 무산된 바 있다.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였다. 이같은 취약점을 개선하기 위해 투자은행과 접촉하며 미국 증시 상장과 관련된 자문을 구하기도 했으나 이번 보고서의 파장으로 미국 사업 집출은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 외에도 최근 중국 최대 건설장비업체인 싼이(三一)그룹 산하기업 랄스(Ralls)가 미 해군 기지 인근에 풍력발전소를 건설하려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무산된 바 있다.
싼이중공업 샹원보는 자신의 블로그에 “선거를 앞두고 생긴 정치적 조작”이라면서 “더 심층적으로 보면 선진국이 독점하고 있던 첨단제조업에 중국기업의 부상이 위협을 가한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첨단제조업 분야에서의 중국과 선진국 간 밀월기가 끝나고 마찰과 충돌이 상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세계 2위 PC 제조업체인 중국의 롄샹(聯想ㆍ레노버)이 미국에 PC생산라인을 짓고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 내 일자리 창출해 기여해 반중국 이미지를 불식시킨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레노버 휘트셋 공장의 고용규모는 115명 정도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메이드 인 차이나’ 딱지를 떼어냄으로서 브랜드 이미지를 격상시켜 세계 PC 1위 업체인 미국 HP를 따라잡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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