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금융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 구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이나 보험, 증권사 등의 창구에선 계열 자산운용사 펀드를 집중 판매하고, 운용사는 펀드 운용 과정에서 필요한 주식 위탁 매매를 계열 증권사에 맡기는 식이다.
25일 자본시장연구원의 ‘계열사의 펀드 판매 및 위탁 매매 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펀드 판매사 상위 10곳의 계열사 판매 비중은 평균 55.5%에 달했다.
자산운용사 역시 펀드 운용시 필요한 주식 위탁 매매의 절반 이상을 계열 증권사에 맡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신애 선임연구원은 “전체 운용사 중 계열증권사를 통해 주식위탁매매를 하는 자산운용사 비중은 2010년 6월말 44.9%에서 올 6월말 50.9%로 늘었다”면서 “특히 매매비중이 높은 상위 5개사의 경우 55.0%로 늘어나 주식위탁매매의 절반 이상을 계열증권사를 통해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가 투자자의 권한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이다.
펀드 판매시 계열사 펀드를 우선 판매할 경우, 유사한 펀드 중 더 나은 조건의 펀드를 접촉할 기회가 줄어드는 등 투자자에게 합리적인 선택의 기회를 차단할 수 있다. 또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탁매매 비용 역시 투자자의 직접 통제에서 벗어나있다는 점에서 투자자와 운용사 간 이해 상충이 일어나기 쉬운 구조를 갖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연구원은 “자산운용사 중 계열증권사에 무려 80% 이상의 위탁 매매를 맡긴 곳도 있었다”면서 “위탁매매수수료는 위탁매매비용과 증권사가 운용사에게 제공하는 리서치 서비스 비용을 포함하고 있는데, 운용사의 경우 리서치 서비스에 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하거나 과당매매를 통해 투자자 이익에 반하는 운용을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지난 7월 금융투자업규정을 개정하는 등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단속에 나서고 있다. 증권사나 은행 보험사 등의 영업창구에서 계열사 펀드 판매 시 직원에게 관련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를 없애고 판매 고객에게도 계열사 펀드임을 고지할 것과 타 운용사의 유사 펀드를 비교ㆍ권유할 것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뚜렷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금융당국의 계열사 펀드 판매 규제 이후에도, 미래에셋증권은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77.7%에 달했고 신한은행 70.5%, 농협은행 61.2% 삼성증권 59.3% 등으로 절반을 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9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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