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궁 프라다 트랜스포머 건축물 좋아”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오는 19~21일 세계적 디자이너들이 헤럴드디자인포럼에 참석차 방한해 한 자리에 모인다. 이 중 단연 눈길을 끄는 참석자는 광고계의 거장 브루스 덕워스다. 그의 작품 포트폴리오 중에는 아마존닷컴, 코카콜라, 리바이스 등 굴지의 글로벌 브랜드가 가득하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이미 전세계적인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던 글로벌 기업들이 미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브랜드 이미지 재정립을 위해 그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그의 작품은 헤비메탈 그룹 ‘메탈리카’의 음반 포장에서부터 일반 가정에서 쓰는 꿀병이나 과자 봉지에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일상 생활용품부터 고도의 디자인센스가 요구되는 대중 예술매체에 이르기까지 어떤 방면에서든 그의 작품이 환영을 받는 이유는 그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대중들이 원하는 현대적이고 세련된 디자인 모델에 정확히 부합되기 때문이다.
오는 21일 헤럴드디자인포럼에서 강연할 브루스 덕워스로부터 디자인과 한국에 관한 그의 생각들을 미리 들어봤다.
-한국 방문은 몇 번째인가요? 한국에 대한 첫 인상이 궁금합니다. 한국에 와서 한국의 건축물과 한국의 각종 산업 제품 디자인을 보면서 한국의 디자인이란 무엇이라는 생각이 드셨습니까.
▶서울을 방문한 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느낀 바로는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 사람들은 외국 사람들을 아주 반긴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한국의 전자제품과 자동차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죠. 그러나 해외에서 한국의 디자인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분명히 떠오르는 명확한 한국의 이미지는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이란 나라는 급속하게 변화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지요. 아주 빨리 변한다는 것은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이죠. 그런 면에서 한국은 발전을 위한 좋은 조건을 갖춘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이란 무엇인가요? 왜 세계는 당신의 디자인에 대해 열광하는 걸까요? ▶좋은 디자인이란 아주 간단하고 근본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주는 디자인이죠. 좋은 디자인은 우리가 사는 환경을 단순화해주기 때문에 인간의 삶이 한층 개선됩니다. 제 생각에 사람들이 우리 회사의 디자인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주 쉽고 단순한 방법으로 소통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그런 디자인에 유머감각도 포함돼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요? 우리는 모두 웃고 싶어하니까요.
-디자인 분야에서 지금의 이 자리까지 어떻게 올라오셨나요? 그 비결은? 디자인 분야에서 내가 경쟁력이 있겠다는 느낌은 어떻게 받았나요? 가장 존경하는 스승은 누구인가요? ▶저는 12살때 제가 그림 그리기에 소질이 있는 반면 다른 방면에는 별 소질이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예술 분야에 종사해야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한번 해보니까 그런 생각은 더욱 굳어졌어요. 제가 한 일이 사람들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렇게 해서 제가 제품포장 디자인이나 상품 브랜드 디자인의 매력에 빨려든거죠. 훌륭한 디자이너가 될수록 그 디자이너가 끼치는 영향력도 훨씬 커집니다.
제 인생에는 훌륭한 스승이 여러 분 계십니다. 먼저 제가 이 회사를 창립하기 전에 디자이너로 일했던 디자인 회사 ‘미네일 태터스필드(Minale Tattersfield)’에서 아주 훌륭한 스승님들을 여럿 만났죠. 그 회사에서 저와 터너 덕워스를 함께 설립한 데이비드 터너를 만나기도 했고요. 제가 수석 디자이너로 4년간 일했던 디자인 회사 ‘루이스 모벌리(Lewis Moberly)’에서 만난 메리 루이스씨도 정말 대단한 디자이너였습니다.
-독특한 코카콜라병 디자인이나 아마존닷컴 브랜드 디자인으로 유명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대표님께서 보시기에 자신의 작품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을 들라면 어떤 게 있나요? ▶방금 언급하신 작품들은 모두 제 혼자서 한 게 아니라 터너 덕워스 회사의 많은 디자이너들이 함께 일하며 이뤄낸 결과입니다. 코카콜라 병 디자인 작업은 우리에게 엄청난 프로젝트였지요. 그건 정말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거잖아요. 그렇지만 제가 내심 아끼는 건 슈퍼마켓 체인점인 웨이트로즈(Waitrose) 제품 디자인들입니다. 아주 단순하면서도 위트가 넘치는 디자인들이죠. 제가 가장 열정적으로 임하는 작품은 언제나 제가 지금 이 순간에 작업 중인 작품입니다.
-미래에 디자인이란 것이 훨씬 더 큰 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미래에 디자인은 어떤 양상으로 변화해가고 어떤 분야가 더 각광을 받을까요? ▶디자인의 미래라. 엄청나게 거대한 담론이죠. 디자인은 다른 시각에서 문제를 풀어줍니다. 근본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주죠. 이런 디자인의 역할은 어떤 상황에서든 아주 중요합니다. 디지털 디자인이란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어요. 물론, 포장 디자인과 브랜드 디자인의 미래도 엄청날 거라고 생각해요. 포장 작업은 어차피 누구나 물건을 구매할 때 반드시 겪게 되는 과정이니까요.
-한국에서 인상적인 디자인 건축물이나 제품을 본 게 있나요? 있다면 어떤 점에서 인상적이었나요? ▶우선 저는 한국의 현대 건축물을 보고 크게 놀랐어요. 정말 디자인에 대한 열정이 돋보이더군요. 개인적으로 저는 렘 쿨하스가 디자인한 경희궁의 프라다 트랜스포머 건물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그 건물은 환상적인 느낌을 좋아하는 고객들을 매료시킬 만큼 정말 창의적인 건축물이라고 느꼈어요.
-헤럴드디자인포럼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2회째 열립니다. 어떻게 하면 이 행사가 좀 더 발전적인 행사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저는 이 포럼의 참석자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디자인 전문가들이라는 점을 높게 평가합니다. 지금처럼 꾸준히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게 될 겁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로서 디자인 전공 학생들이나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한 마디 조언. ▶저같은 사람한테 조언을 구하지 마세요. 한국은 자국의 디자인 산업을 이미 스스로 활발하게 발전시켜나가고 있잖아요. 한국만의 디자인 정체성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지나간 디자인을 모방하는 오류를 범하지 마세요.
또 한 마디 덧붙이자면, 미래에 성공적인 기업이 되려면 어느 기업이든 디자인을 핵심 요소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디자인을 어떤 부가적 기능이 아니라 그 사업의 핵심 요소로 봐야한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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