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제14호 태풍 ‘덴빈(TEMBIN)’의 직접 영향권에 든 전남 일부 지역은 시간당 30mm가 넘는 물폭탄을 맞으며 피해가 속출했다.

목포 뿐 아니라 충북과 제주 일부 지역에서도 강한 비바람의 위력이 이어졌다. 주택이 침수돼 이재민이 발생했고 도로와 광장 저지대에 찬 물로 도로가 마비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정전과 파손, 강한 돌풍에 의한 사고가 이어지며 인명피해도 났다.

▶주택과 도로 침수·정전=가장 많은 비가 내린 진도에서는 읍내 조금리 등에서 침수피해가 잇따랐다.

목포 도심에서도 죽교동, 북항동, 상동 시외버스터미널, 2·3호 광장 등 저지대일대 도로가 물에 잠겨 통제됐다. 3호 광장 저지대에서도 가옥 20여 채가 침수됐다. 목포 시내가 물에 잠긴 것은 13만의 일이다.

전북 새만금 지역도 215mm의 물폭탄을 맞았다. 군산과 정읍, 부안 등에도 200mm 안팎의 장대비로 저지대 주택과 도로가 물에 잠겼다. 전주천과 삼천의 효자교, 마전교 등 언더패스(다리 밑을 지나는 도로) 5곳도 잠겼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0일 오후 3시 현재 전남 무안에 주택 1동이 완전히 파손되고 목포에서 1동이 반파됐으며, 목포와 진도에서 36동이 침수돼 38가구 48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대전·충남지역도 덴빈의 영향권에 들면서 시간당 20∼50㎜에 달하는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건물 10여채가 침수되고 1만4000여가구가 정전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10시부터 대전과 충남 태안, 천안, 보령 지역 1만4825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가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 1만4405가구는 복구됐다. 또 동구 대성동에서 상가가 물에 잠기는 등 대전지역 주택과 상가건물 7채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또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뽑히고 지붕·간판이 흔들리는 등 대전에서만 22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강한 돌풍으로 인명 피해=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0일 오후 4시 현재 태풍 덴빈(TEMBIN)의 영향으로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30일 오전 전남 영암군 삼호읍 대불산업단지 내 조선블록 전문업체인 D중공업에서 대형철문이 넘어져 선박 도색작업 중이던 장모(52.여)씨가 깔려 숨졌다. 장씨의 동료 김모(50.여)씨도 중상을 입고 인근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인근에 있던 근로자 5명도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부산에서도 오후 2시20분께 부산 부산진구 개금1동 새마을금고 앞길에서 태풍 덴빈이 몰고온 강풍에 가로등이 쓰러지면서 이모(46)씨 등 행인 2명이 다쳤다. 이씨 등은 다리에 가벼운 상처를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도로 통제 항공편 결항·휴교= 도로가 물바다를 이루면서 통제도 이어졌다. 전북 남원 지방도, 군산 새만금방조제, 서귀포 산방산 해안도로, 양산국도 35호 등 4개 구간이 통제됐다.

태풍이 몰고 온 강한 비바람으로 뱃길과 하늘길도 막혔다. 제주와 목포, 인천 등 11개 지역 87개 항로 여객선 126척의 운항이 통제되고 항공기도 김포~제주 노선 등 201편이 결항했다.

국립공원은 한라산, 지리산, 북한산 등 20곳이 전면 통제됐으며, 자연휴양림 예약은 취소됐다.

중대본은 산간계곡 행락객이나 갯바위 낚시꾼 110명과 전남 진도 조금시장 440명, 하상 주차차량 372대를 사전대피시키고 배수펌프장 79곳을 가동했다.

충북 도내 전역도 덴빈의 영향권에 들면서 오전 10시 20분부터 하상 도로 전 구간(내사교∼방서교)이 통제됐다. 또 청주시와 진천군 등 일부 시·군에서는 가로수 가지가 부러지면서 도로가 통제되기도 했다.

수업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제주도에서는 초·중·고교 186개교 중 112개교가 휴교했고, 전남 장흥과 신안에서는 3개교에 휴교령이 내려졌으며 충남 16개교는 일찍 수업을 끝냈다.

한편 덴빈은 오후 4시 현재 중심기압 992헥토파스칼(hPa)에 최대풍속 초속 23m의 약한 소형 태풍으로 전락했는데도 여전히 충청도 일부 지역에 시간당 50㎜ 안팎의 장대비를 뿌리고 있다.

지역별 강수량은 진도가 243.5㎜로 가장 많고 정읍 217.5㎜, 목포181.1㎜, 부안 166.0㎜, 부여 161.5㎜, 군산 160.2㎜, 군산 160.2㎜, 흑산도 134.0㎜, 광주 121.0㎜, 대전 114.4㎜, 서울 32.5㎜ 등이다.

진도는 오전 9시부터 1시간 동안 75.0㎜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기상청은 볼라벤이 우리나라를 지나가면서 큰 비가 내리기 쉬운 조건을 만들어놨기 때문에 강한 대형태풍인 볼라벤보다 역설적으로 많은 비를 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