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핑다오 주둔 50여년 만에 베트남·중국등 자국영역 주장속 전문가 영유권 강화 포석 분석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대만이 주변국들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 난사군도(南沙群島ㆍ스프래틀리)에서 공개적인 실탄훈련을 벌였다. 이번 훈련으로 앞으로 주변 해역의 긴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 함께 중국을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중국 측과 남중국해 문제를 협의했으나 시각차를 좁히지 못했다.
6일 홍콩 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는 난사군도 타이핑다오(太平島)에 주둔하고 있는 대만 해안순방서(해양경찰)가 지난 5일 대만 국회의원 3명, 군 관계자,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실탄사격훈련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대만이 군사훈련을 공개한 것은 타이핑다오 주둔 50여년 만에 처음이다. 해안순방서는 의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포, 박격포, 기관총 등의 사격시범을 보였다. 대만 의원들은 훈련을 참관한 후 대만으로 돌아가 기자회견을 열고 실탄사격훈련에 만족을 표하면서 “분쟁상황을 고려해 정부가 파견 병력과 방어용 무기 등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들어 대만은 타이핑다오 주둔 병력의 무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지난 8월 초 대만은 이 지역에 사거리를 늘린 신형 40㎜ 고사포와 120㎜ 박격포를 추가 배치했다. 이는 남중국해 분쟁의 와중에서 이 섬에 대한 영유권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대만에서 남서쪽으로 1600㎞ 떨어져 있는 타이핑다오는 난사군도에서 가장 큰 섬(면적 0.43㎢)으로 대만이 실효지배하고 있다. 1946년 국민당의 군함 타이핑(太平)호가 이 섬에 비석을 세우고 주권을 선언하면서 이름을 타이핑다오로 고쳤다. 지난 2000년 이후 대만은 타이핑다오에서 군부대를 철수시키고 해경 병력 100여명에 방위업무를 맡기고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대만 국방부와 해경이 긴밀히 협조하는 등 사실상 군사적 방어에 주력하고 있다.
베트남 필리핀 중국은 타이핑다오가 자국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대만은 베트남과 첨예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베트남은 타이핑다오에서 남쪽으로 12해리 떨어져 있는 홍푸다오(鴻府島)에 사정거리 10㎞인 대구경 대포로 무장한 1개 포병대대를 주둔시키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5일 성명을 통해 “대만의 실탄훈련은 주권 침해이자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고 강력히 항의했다.
이와 함께 미국과 중국은 여전히 남중국해 분쟁에 이견을 보였다. 중국을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5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 함께한 공동기자회견에서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미국은 선입견이 없다”면서 “중국과 아세안이 ‘남중국해 행동수칙(Code of conduct)’을 제정할 것으로 믿는다”고 중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양 부장은 “중국은 남중국해 일대 섬과 인근 해역에 주권을 갖고 있다”면서 “중국은 남중국해 행동수칙 제정 대신 일대일 협상으로 이 문제를 풀겠다”고 반박했다.
클린턴 장관의 중국 방문 기간에 맞춰 중국 관영언론들의 비판보도도 이어졌다.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칼럼에서 “미국은 중국과 인접국들을 이간질하지 말라”고 주장했고, 관영 CCTV도 전문가 출연의 형식으로 남중국해 분쟁에 개입하는 미국의 전략을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