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밍바오 “북 최고권력” 보도 후진타오·원자바오와 면담 전망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김정은 제1비서의 고모부로, 북한 권력의 실세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북한의 황금평과 라선지구 공동개발을 위한 제3차 북ㆍ중 회담을 위해 50여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14일 저녁 베이징에 도착했다.

이번 대규모 방중단에는 장성택 외에도 김영일 노동당 국제부장, 리광근 합영투자위원회 위원장, 김형준 외무성 중국담당 부상 등 북한의 핵심인사들이 포함됐다. 이들은 베이징에만 머물지 않고 중국 남부지역과 동북3성도 방문할 것으로 보여 이번 방중단이 단순한 경제사절단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장 부위원장은 이번 방중기간 중 황금평ㆍ라선시 관련 회의 참석 이외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중국의 당ㆍ정ㆍ군 지도자들을 두루 만나 북ㆍ중 현안을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지도자들이 장성택과 회동하게 되면 김정은의 방중문제에 대해 의견이 오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베이징 외교가는 북ㆍ중 양국이 최고위층 교차방문 외교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중국 측이 김정은의 방중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이와 관련, 14일 홍콩 밍바오(明報)는 “북한의 ‘섭정왕’ 장성택이 방중했다”면서 “그의 중국 방문에는 김정은 방중의 길을 트기위한 목적도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신문은 “북한군 총참모장 리영호가 최근 해임된 후 이제 북한 권력층에서 장성택을 상대할 세력이 없어졌다”고 전했다.

북한의 대외 무역ㆍ투자를 총괄하는 리광근 합영투자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방중을 통해 지지부진한 황금평과 라선지구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중국 측과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은 동북3성의 물류문제 해결을 위해 라선지구 개발에는 적극적이지만 황금평과 라선지구 개발에선 미온적이다. 또한 리광근은 이번 방중을 계기로 유치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으로 보인다. 무산철광 등을 담보로 중국 공기업에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거나 중국 정부에 저리 차관 대출을 요구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한 북측 대표단에 김형준 외무성 부상이 포함된 점으로 미뤄 폭우로 야기되는 압록강과 두만강 변경의 지형변화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 대표단의 동선도 눈여겨볼 만하다. 베이징 외교가에 따르면 장성택은 대표단 수석대표로서 14일 황금평ㆍ라선지구 관련 회의를 하고서 15∼16일 중국 개혁ㆍ개방의 발원지인 중국 남부와 북ㆍ중 경협의 현장인 동북3성을 시찰한다. 그러고서 베이징으로 돌아와 17일 후진타오 주석 등 중국 수뇌부를 면담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보면 이번 장성택의 방중은 사실상 ‘준(準) 정상외교’로 봐야 한다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