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민상식 기자]한국-브라질 올림픽 축구 준결승전 경기가 열린 지난 8일 새벽 4시께. 대학생 김모(26) 씨는 자신의 방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며 축구 응원을 했다. 몇 년 전에는 새벽시간이라도 중요한 경기 때면 항상 가족들이 거실의 텔레비전 앞에 모였지만 이젠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 그는 특히 다른 수백명의 스마트폰 방송어플 시청자들과 함께 채팅을 하면서 경기를 지켜본다.

그는 “어플을 통해 채팅을 하다보면 여럿이 모여 함께 응원하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올림픽을 시청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가족이 텔레비전 앞에 앉아 응원하는 전통적인 올림픽 응원 풍경이 사라지고 있다.

실제로 올림픽 경기 텔레비전 시청률은 급락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TNmS에 따르면 런던올림픽 개막식은 지상파 방송 3사를 모두 합쳐 14.0%로 집계돼,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의 40.3%에 한참 못미친다. 또 주요 몇 경기를 빼놓고는 시청률이 대부분 10% 미만으로 나타났다.

런던과의 시차로 경기가 새벽 시간에 열려 시청률이 저조한 측면도 있지만, 스마트기기 등을 통한 올림픽 시청 문화 다변화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일반 시민들은 대개 스마트폰의 모바일 어플이나 지상파 DMB, 주요장면 다시보기(VOD) 및 뉴스를 통해 올림픽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한다.

직장인 최모(52) 씨는 올림픽이 시작하고 가족이 함께 모여 올림픽을 시청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는 “10~20여년 전에는 새벽에도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올림픽을 시청했지만 요즘에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회사에 출근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경기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물론 새벽시간대라 가족들이 모이기 힘들다는 이유도 있지만 올림픽 중계가 낮이나 저녁 시간에 열린다고 해도 가족들이 텔레비전 앞에 모여 함께 응원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가족이 텔레비전 앞에 모였다고 하더라도 각자 스마트폰을 들고 채팅방에서 얘기를 나누는 경우가 많다. 대학생 강모(22) 씨는 “가끔 새벽에 가족들과 올림픽을 보는데 주로 모바일메신저 단체채팅방에 있는 친구들과 채팅을 하며 시청한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새벽 시간이라 다같이 모이는 게 힘든 이유도 있지만 스마트 기기가 보급되면서 온 가족이 모일 기회가 박탈되고 있다”면서 “요즘 스마트폰 보급이 개인화를 유발해 같이 경기를 보고, 함께 응원하는 문화가 예전보다 줄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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