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선 경선 첫 합동연설회의 주인공은 아이러니하게도 ‘안철수’였다. 박근혜 대 비박(非朴) 구도로 펼쳐지는 연설회에서 비박 4인(김문수ㆍ임태희ㆍ김태호ㆍ안상수)은 ‘박근혜 때리기’에 ‘뜨는 안철수’를 적극 활용했다. 일제히 박 후보를 향해 “안철수의 등장으로 한 방에 대세론이 붕괴됐다”며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안철수’라는 단어를 단 한 차례도 입에 안 올린 후보는 박근혜 뿐이었다.
26일 광주광역시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김문수 후보는 박 후보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싸잡아서 비판했다. TV 토론회에서 ‘만사올통’이라는 단어로 압박한 그는 이날 ‘제2 안풍(安風)’이 몰고온 박 후보의 불안한 심리를 겨냥했다.
그는 “박 후보로는 불안하다. 대세론이 붕괴되고 있다”며 “안 후보에게 역전된 결과로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대한 대한민국을 안철수 같은 무자격ㆍ무면허자가 이끌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호 후보는 ‘안철수 때리기’와 ‘박근혜 때리기’를 번갈아가며 박 후보를 견제했다.
그는 “책 한 권으로 대세론이 흔들렸고, TV 출연 한 번으로 대세론이 뒤집어졌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안철수가 양식장 횟감이라면, 김태호는 자연산 활어 횟감”이라며 “안철수를 꺾을 사람은 나 김태호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의 5ㆍ16 역사관에 대해서도 “쿠데타는 쿠데타고, 혁명은 혁명”이라며 호남에 왔으니 시원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압박했다.
모든 주자의 연설이 끝난 뒤 단상에 오른 박 후보는 최대한 침착하게 대응했다. 그는 연설에서 “어딜 가나 (국민은) 어렵다고 하는데, 우리 정치는 국민의 삶은 제쳐놓고 과거와 싸우고, 비방과 네거티브하느라 바쁘다”며 “이런 정치, 정말 비상식적이지 않으냐”고 반박했다.
이어 “이제 비상식의 정치를 끊고, 국민의 삶을 중심에 놓는 상식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호남공약 제시에 집중했다. 안 원장에 대한 언급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안 원장이 “나는 보수도 진보도 아닌 상식파”라는 발언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여지기도 했다.
집권여당의 경선 분위기는 ‘제2 안풍’에 대한 위기감이 지배하고 있다. 제1 야당인 민주당도 똑같은 처지다. 특히 무당파, 구름정당의 당수로도 표현되는 안 원장의 돌풍을 잠재울 뚜렷한 해법도 없는 듯하다. 국민과 동떨어져 그들만의 리그를 벌였던 정치권은 한여름에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는 셈이다.
황우여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정당이 얼마나 못했으면 무당파라는 정치인이 나서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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