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병위 잔올려 마시기 유리잔 깨지면 위험천만

회사원 A(28) 씨는 최근 대학 후배와의 술자리에서 ‘올림픽 성화봉송주’를 처음 접했다. 술자리가 한창 무르익었을 때 누군가 런던올림픽을 기념해 성화봉송주를 제안했다. 성화봉송주는 빈 맥주병을 거꾸로 세워 그 평평한 밑바닥 위에 맥주잔(폭탄주)을 얹어놓고, 올림픽 성화처럼 만들어 먹는 것이다. 특히 맥주병 아랫부분을 한 손으로 잡고, 폭탄주를 떨어뜨리지 않고 마셔야 한다. 후배 4명이 간신히 유리잔을 떨어뜨리지 않고 마셨지만, 술기운이 한껏 올랐던 A 씨는 그만 맥주잔을 떨어뜨렸다. 맥주잔은 산산이 깨졌고, 유리 파편에 A 씨의 손바닥은 크게 찢어졌다.

2012 런던올림픽 개막을 코앞에 둔 가운데 대학가 및 직장 회식자리에서 성화봉송주가 다시 등장했다. 성화봉송주는 보통 올림픽이나 월드컵 시즌이 올 때마다 반짝 유행한다.

서울 휘경동의 한 술집 업주는 “최근 들어 대학생이나 회사원 여럿이서 성화봉송주 게임을 하는 경우가 부쩍 늘어났다”고 전했다.

서울 종암동에 사는 대학생 B(25) 씨도 “올림픽 시즌이 돌아왔다.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질 때마다 재미로 성화봉송주를 한 번씩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술에 취해 균형감각이 떨어진 상태에서 이 같은 게임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맥주병에 올려진 유리잔의 균형을 맞추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에 따르면 체중 65㎏의 성인 남성이 소주 10잔가량을 마시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0.1~0.15% 상태가 되면서 균형감각과 판단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가학성이 극대화한다. 실제로 이 게임을 하다가 유리병이 깨져 다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하고 있다.

서울 신촌동의 한 술집 주인은 “성화봉송주를 하면 꼭 한 번씩은 술잔이 깨져 손을 다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관계자는 “성화봉송주가 등장한 지 10년은 넘은 것 같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시즌만 되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민상식 기자/ms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