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 선대회장 신념으로 만들어진 경영이념
1994년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는 데 성공한 이후 최종현 선대회장은 공ㆍ사석에서 “선경의 세 번의 도약은 모두 ‘수펙스(SUPEX)’ 추구의 산물이었다”고 강조하곤 했다.
수펙스는 ‘Super Excellent’를 합성한 조어(造語). 인간의 능력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성과 수준을 의미한다. 폴리에스테르 원사 생산회사로의 도약, 석유에서 섬유에 이르는 수직계열화의 완성, 정보통신산업으로 진출 등 세 번의 도약을 선대회장은 선경인들이 해낼 수 있는 최상의 성과로 극찬한 것이다.
수펙스는 선경의 ‘바이블’로 통하는 SKMS(선경 경영관리 체계)의 가장 효율적인 실천방법으로 고안됐다. 지금도 SK 고유의 기업문화이자 경영이념, 경영기법으로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는 SKMS는 선대회장이 ‘기업 경영에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는 신념 아래 1979년 초 완성했고, 전 임원이 참여한 3박4일간의 난상토론에서 확정됐다.
조동성 서울대 교수는 SKMS에 대해 “선대회장은 21세기에 선경이 서구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우위 요소는 마케팅, 재무, 연구ㆍ개발(R&D)이 아니라 지난 300년간 서구의 경제학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 중 하나인 사람의 능력을 활용하는 문제라고 인식하고 SKMS를 통해 이를 선경의 핵심 경쟁 우위 요소로 삼으려고 했다”고 평가했다.
SKMS 도입 10년인 1989년 선대회장이 돌아본 바로는 구성원의 경영지식이 향상됐고 소통이 원활해졌으며 노사관계도 안정화를 이뤘지만 이윤 극대화 측면에서는 기대에 못 미쳤다. 개념 위주의 SKMS를 구성원이 실천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방법이 필요했고 선대회장은 수펙스 추구를 통해 난관을 극복했고 세 차례 퀀텀점프에 성공했다.
이후 수펙스는 그룹 내 곳곳에서 빛을 발했다. 선경건설이 1990년대 초반 개발한 발파공법인 ‘수펙스 컷(cut)’은 미국에서 특허를 인정받았고 유공옥시케미칼이 시작한 이슈별 수펙스 추진은 전 계열사로 전파돼 최상의 성과로 나타났다.
선대회장은 평소 “선경이 2000년대에는 세계 일류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수펙스 추구 촉진대회를 직접 주관했다. 선대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아 SK는 시스템 경영과 인간 위주의 경영, 그리고 수펙스의 추구라는 3대 가치를 통해 글로벌 리더로 진화, 발전하고 있다.
류정일 기자/ryus@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