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가시’(감독 박정우) 돌풍이 거세다. 이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저 멀리 따돌린 채 한국 재난영화의 기록을 깰 기세다.
7월 12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5일 개봉한 ‘연가시’는 이날 전국 634개의 상영관에서 15만 8925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 수는 186만 3201명을 기록했다.
이는 비슷한 재난 영화인 ‘괴물’이나 ‘해운대’ 등 보다 빠른 기록이다.
‘연가시’는 소재나 스토리 구성이 비슷한 영화 ‘괴물’과 비교해 주된 갈등 요인인 ‘적’이 약하다. 그로인해 ‘괴물’과 같은 박진감은 비교적 덜어지지만 ‘현실에도 있을 법 한’ 괴물을 등장시킴으로써 관객이 느끼는 허구성을 줄였다.
또한 소재가 되는 연가시가 한 때 곱등이와 더불어 화제가 됐으며 이를 이용해 개봉 전 연가시에 감염되는 상황에 대한 바이럴 영상을 공개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여름 성수기에 액션이나 스릴러 영화가 흥행을 어느 정도 보장해 주는 것은 맞다. 하지만 영화 ‘연가시’는 구성의이나 출연 배우의 연기력 등 여러 모로 논란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타의 기록들을 무서운 기세로 따라잡고 있다.
‘연가시’는 어떤 이유로 관객들을 극장으로 향하게 할까?
여러 요인 중에서도 ‘연가시’가 실제 논란이 되고 있는 ‘사회적 문제점’을 건드려 관객들에게 리얼리티를 선사한다는 점이 크다.
주인공으로 대한민국의 ‘가장’을 등장시켰으나 한 번의 실패로 집안을 말아먹은 사회적 약자이다. 겨우 다니게 된 제약회사에서는 쥐꼬리만 한 월급에 영업하는 데 바빠 가족을 살피지도 못한다. 게다가 극이 결말에 이를 때까지 기회를 잡고서도 실패만 거듭할 뿐 이 시대 가장들의 무력함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특히 제약회사의 영업 방식이 뉴스에서 논란거리가 된 바 있어 특정 회사를 떠올리게 하는 ‘불편한 진실’이 되기도 했다. 또한 외국계 회사에 인수되며 기존의 기업 윤리나 정신이 크게 변화하는 것이 영화에서는 ‘갈등의 시작’으로 작용, 단순히 영화라기보다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도 배제할 수 없다.
‘경제력’과 관련한 인간의 처절한 몸부림, 그리고 탐욕이 괴물 ‘연가시’를 탄생시켰다. 비록 비주얼적인 면에서는 다른 재난영화에 비해 약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순전히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예고된 출현을 하게 된 재난인지라 그 공포감은 압도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영리한 전략에도 불구하고 다소 억지스러운 끼워맞추기식 전개는 오히려 영화의 몰입을 방해했다. 제약회사의 음모라지만 그 음모를 주식으로 인해 패가망신한 형제가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과정 자체가 억지스럽다.
그와 더불어 김명민이 일하고 있는 제약회사가 하필 그 음모의 주체이며, 그가 화학 박사 출신이기 때문에 연가시를 없앨 약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것은 과한 설정이었다.
하지만 올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물놀이를 떠날 계획이었던 사람들은 물놀이에 앞서 색다른 피서 방법으로 영화 ‘연가시’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초, 중, 고등학생 층이 여름방학을 앞두고 있어 ‘스파이더 맨’ 등의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제치고 예매율 1위를 사수중인 ‘연가시’의 흥행신화를 기대해 본다.
황용희 이슈팀기자 / h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