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찍 청순의 대명사’ 이민정이 본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KBS2 월화드라마 ‘빅’(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지병현, 김성윤)에 출연하고 있는 이민정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이 드라마서 영혼이 바뀐 남자친구를 사랑하는 사랑스런 여인 다란을 연기하고 있다.
영화 ‘시라노 연애제작단’ ‘원더플 라디오’, 드라마 ‘마이더스’ 등에서 다양한 캐릭터의 여주인공을 연기했던 그가 마침내 특유의 연기력을 발휘하며 드라마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이민정이 연기하는 다란은 청순하면서도 순수한 캐릭터다. 30대 윤재에서 20대 초반 경준으로 분한 공유와 ‘판타지한 사랑’을 만들어가는 역할로 ’그의 캐릭터가 살아야 이 드라마가 살아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하지만 초반 이민정은 30대에서 20대로 영혼이 뒤바뀐 남자친구의 상대역을 풀어가는데 다소 어려움을 느꼈다. 그의 연기력이 문제라기보다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이끌어가기엔 맡겨진 역할에 대한 한계 상황이 그를 속박했기 때문이다. 예쁘고(이민정), 멋진(공유) 주인공들이 만들어가는 스토리치곤 너무나 비현실적이었던 것.
평소 캐릭터를 확실히 만들어주는 ’홍자매 드라마’와는 판이한 것이었다. 홍자매 드라마들은 연기를 좀 못해도 확실한 캐릭터로 인해 그 드라마가 빛을 발했다. ‘쾌걸춘향’의 한채영이 그랬고, ‘환상의 커플’의 한예슬이 그랬다. 특히 한예슬은 홍자매의 작품으로 연기력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환상의 커플’에서 ‘나상실’은 한예슬을 위한 캐릭터였다.
하지만 이번 ‘빅’의 다란은 홍자매 특유의 캐릭터가 보이질 않았다.
그저 영혼이 바뀐 애인을 대하는 다란은 치기 어리고, 산만해 보였다. 그래서 드라마 초기 ‘연기력 논란’까지 지적받아야 했다. 그러나 이민정은 영리했다. 작가가 흐트러 놓은 캐릭터를 이민정 특유의 분석력으로 뚫고 나가기 시작했다.
이제 이민정이 연기하는 다란은 안정되고 평안해 보인다. 비록 바뀐 영혼의 어린 남자친구지만 그의 진심을 알고는 혼란스럽지만 끝내 받아들이는 복합적인 캐릭터 연기를 펼치고 있다. 다란 캐릭터는 청순과 진지의 앙상블 속에서 초반과는 완전히 다른 캐릭터로 재탄생했다.
그냥 웃고만 지나갈 수 없는 드라마 ‘빅‘에서 이민정은 특유의 분석력으로 감성적인 로코주인공으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황용희 이슈팀기자 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