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베트남 정부가 중국의 본격적인 남중국해 유전개발 움직임에 강력하게 반발, 남중국해를 둘러싼 양국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과 베트남에서 유전개발을 벌이고 있는 국제 석유메이저들도 이번 분쟁으로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베트남 정부는 중국 국영기업이 베트남의 배타적경제수역(EEZ)과 대륙붕 안에서 석유가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27일 베트남 외교부의 르엉 타잉 응히 대변인은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석유가스개발 국제입찰 대상으로 제시한 곳이 유엔해양법협약(1982년)에 따른 베트남의 200해리 EEZ과 대륙붕 안에 있음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며 “해당 수역은 분쟁해역이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이런 행위로 인해 사태가 한층 악화되고 긴장이 야기될 수 있다”며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와관련, 홍콩 원후이바오(文匯報)는 “베트남이 매우 강경한 대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베트남은 물론 필리핀 등 주변국가, 그리고 미국의 움직임도 주시되고 있다”고 28일 전했다.
앞서 중국해양석유총공사는 지난 23일 홈페이지에 남중국해 9개 구역에서 유전을 함께 탐사·개발할 외국회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CNOOC가 외국 기업과 공동개발을 추진하는 탐사·개발 구역은 ‘진인(金銀)22’, ‘화양(華陽)10’, ‘탄환(彈丸)22’ 등 9개 구역으로 베트남 동남쪽 해상에 긴 세로 형태로 분포해있다. 총 면적은 16만여㎢이며 수심은 300~4000m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베트남과 가까운 남중국해 서부해역 유전을 외국기업과 공동개발하겠다고 나선 것은 사실상 해당 유전의 소유권을 선언한 것과 다름없는 행위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근들어 부쩍 속도를 내는 베트남의 남중국해 유전개발 움직임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해 11월 인도와 베트남 부근의 남중국해 유전을 합작개발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세계 최대 에너지 회사인 러시아 가즈프롬과도 가스전을 공동개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엑슨모빌 역시 베트남과 공동으로 남중국해 남단인 남사군도(南沙群島) 해저유전 개발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분석가인 스테파니 클라인 알브란트는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새로운 단계로 올라섰다”면서 “중국과 베트남에서 유전개발사업을 벌이고있는 엑슨모빌, 가스프롬이 곤란한 입장에 놓이게됐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이들 업체에게 베트남과 관련된 석유가스 탐사에서 손을 떼라고 압력을 넣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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