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참스승 ‘멘토’는 대부분 그다지 멀리 있지 않았다. 우리 주변에, 우리가 성장하면서 만났던 이 가운데 많은 사람이 어느새 내 인생의 길라잡이가 돼 있었다.

▶같은 길을 앞서간 선배들에게 길을 묻다=하나은행장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을 역임한 윤병철 한국FP협회장은 직장 대선배인 김지형 전 한은 총재, 김입삼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을 멘토로 소개했다.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은 신한은행 창업주인 이희건 회장을 멘토라고 밝혔다. 양권석 성공회대 총장은 김성수 대한성공회 주교를 마음으로 섬기고 있다.

박영철 신세계건설 대표, 윤수원 신세계아이앤씨 대표도 자신의 직장 상사인 구학서 신세계 회장을 꼽았다. 김영철 동국제강 사장과 박구서 JW중외제약 사장도 장상태 동국제강 2대회장, 이종호 중외제약 회장을 인생의 사표로 삼았다.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와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대표도 양재봉, 박현주 창업주를 각각 꼽았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이나 최기의 KB국민카드 대표 등 금융인 가운데에는 초임 시절에 따랐던 직장 선배들을 멘토라고 밝힌 이들이 적지 않았다.

반면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관료사회 대선배인 이규성 전 재경부 장관을 멘토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김도형 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도 관료 선배인 사공일 전 무역협회장을 꼽았다. 박효남 밀레니엄서울힐튼 총주방장은 자신에게 요리를 가르쳐준 요셉 하우스버거를 첫손으로 꼽았다.

▶내 가족, 가장 확실한 멘토=박건현 신세계 대표는 “삶에서 보여주신 성실성과 청렴, 끊임없는 자기계발 등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스스로 모범이 되셨다”며 부친을 최고의 멘토로 꼽았다. 이현우 CJ대한통운 대표 역시 “아버님의 올곧고 엄한 교육과 가르침 덕분에 비교적 올바른 삶을 살 수 있었다”고 했다.

부모님을 모두 추천한 남경식 코코아북 대표는 “지방에서 30년 가까이 장사를 하시는 부모님이 밤늦게 닫힌 가게 문을 두드리는 손님에게 늘 환한 얼굴로 기꺼이 맞으시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며 “고객 서비스에 게을러질 때 그것을 상기하며 스스로 꾸짖곤 한다”고 전했다.

서규용 농림부 장관과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 박민식 의원 등은 어머니라고 답했다. 박철 한국외국어대 총장은 같은 길을 간 형(박강수 전 배재대 총장)을 꼽았다. 특이하게 김창범 한화L&C 대표는 기업 CEO의 사표라며 외삼촌(박효봉 전 백광화학 사장)을 소개했다.

이 밖에 할아버지와 할머니라는 답을 준 정호준 의원이 있다. 그의 조부모는 익히 알려진 대로 정일형 전 국회의장과 이태영 박사다.

▶은사, 인생의 영원한 사표=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이홍구 전 국무총리를 멘토라고 말했다. 대학(서울대) 은사이자 많은 중요한 판단의 순간에 자문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훈숙 유니버설문화재단 이사장은 자신을 세계적인 발레리나로 키워준 제타 콘스탄티네스쿠 코치를 서슴없이 멘토라고 밝혔다.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장은 고(故) 백남준 선생을 들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