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오는 7월1일 홍콩 행정장관으로 취임할 친중파(親中派) 렁춘잉(梁振英) 당선자가 불법 건축물 문제로 취임도 하기 전에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사퇴를 요구하는 야권과 시민단체의 총공세가 갈수록 거세지면서 홍콩 정가에 격랑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주 홍콩 언론은 홍콩섬 피크에 있는 5억 홍콩달러(약 746억원) 상당의 렁 당선자의 자택에 건축허가를 받지않은 유리 구조물(9.3㎡)이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이어 또다른 5개의 불법 건축물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언론의 보도가 시작되자 렁 당선자는 자신이 이사 온 후 만들어진 불법 건축물은 하나밖에 없다고 해명하면서 사과를 했으며 서둘러 구조물을 철거했다.
불법구조물은 지난 25일부터 본격적인 철거에 들어갔다. 이날 렁 당선자는 “불법 건축물 문제로 정치무대에서 내려올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앞으로 이같은 문제를 더욱 주의하겠다”면서 대답을 회피했다.
그렇지만 야당과 시민단체는 그에 대한 불신임과 행정장관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으며 선거 때 렁 당선자를 지지했던 사람들과 친 중국 성향 인사들까지 해명을 요구하며 비난에 가세, 파문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민주당을 비롯한 홍콩 야권은 선거운동 기간중 렁 당선자가 대중들을 기만했다면서 조만간 법원에 이번 선거결과에 대한 법적검토와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홍콩 야권은 그가 선거유세 기간 중 자신의 집에는 불법 구조물이 없다면서 허위주장을 했다면서 그의 신뢰성이 완전히 바닥에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홍콩의 범민주 시민운동단체 ‘민간인권전선’ 역시 렁 당선자에 대해 사퇴를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보냈으머 렁 당선자가 이번주 내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7월 1일 대규모 가두시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콩특별행정구 입법회 쩡위청(曾鈺成) 주석은 홍콩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량 당선자가 선거기간에 경쟁후보인 탕잉녠(唐英年)의 호화수영장 불법개축 문제를 비판했는데 이번에 도리어 자신이 같은 문제로 공격을 받는 신세가 됐다”면서 “이는 신뢰성 문제이며 그는 앞으로 고도의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행정장관 선거에서 렁 당선자는 경쟁자인 탕잉녠 전 정무장관의 호화주택 불법개조를 공격했고 그로인해 홍콩 시민들은 막판에 경쟁후보인 렁 후보 쪽으로 마음을 틀었다.
곧 퇴임하는 홍콩 식물위생국 저우이웨(周一岳) 국장도 “렁 당선자와 8년을 같이 일하면서 그에게 신뢰감을 가져왔지만 이번 사건으로 큰 실망을 하게됐다”면서 “홍콩시민들은 그에 대해 의문을 갖게됐고 이로 인해 그는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게됐다”고 말했다.
홍콩의 정치평론가들은 “중국 반환일인 7월1일에 열리는 거리 행진에 참가가들이 예년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홍콩 정국이 혼란으로 들어가는 것은 물론 렁 당선자를 지지한 중국 역시 큰 부담을 안게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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