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후’ 선크림 90㎖로 늘려 불황시대 실속형 제품으로 승부
최근 화장품 업체들이 특정 성과를 기념하는 한정판 제품을 대용량으로 내놓는 움직임이 줄을 잇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대표 브랜드 설화수에서 ‘순행클렌징오일’을 재단장해 출시하면서 용량을 기존 300㎖에서 400㎖로 배 늘린 한정판 제품을 내놨다.
LG생활건강의 한방 브랜드 후는 ‘공진향 진해윤 선크림’이 지난 8년간 총 100만개의 누적판매고를 올린 것을 기념해 양을 기존 60㎖에서 90㎖로 늘린 대용량 제품을 내놨다. LG생건은 대용량 제품을 3만개만 한정 판매한다.
시세이도는 지난 1일 높은 재구매율을 보이는 ‘리바이탈 화이트닝 세럼 AA EX’를 기존 제품보다 배 커진 80㎖ 대용량 한정판 제품으로 출시했다. 베스트셀인 수분크림인 ‘모스트 아쿠아 워터 큐브 크림’을 배 용량(100㎖)으로 늘린 닥터자르트도 ‘빅 사이즈 전략’에 동참했다.
화장품 업체들이 특정 성과를 기념할 때에는 주로 포장을 바꾼 한정판 제품을 내놓거나 파우치 증정 등의 사은행사가 주로 쓰였다. 우아한 이미지가 생명인 화장품 업체로서는 이 같은 서비스가 고급스런 느낌을 주기에 적당했기 때문이다.
이런 전례를 뒤집고 화장품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빅 사이즈 전략을 펼치는 배경에는 경기 침체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불황이 찾아오면서 실속형 행사 외에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한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기념 행사 때 판촉물을 내는 것보다 용량 늘린 제품을 내는 게 인기가 훨씬 좋다”며 “대용량 제품은 금액 대비 알뜰쇼핑을 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소비 진작도 할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반면 가두점 중심으로 하는 중저가 브랜드들은 다소 색다른 이유도 있다. 최근 대표제품 ‘젬 미라클 블랙 펄 오투 버블 마스크’ 용량을 배 늘려 출시한 더샘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편의를 고려한 것이라 설명했다.
일본 등 외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방문할 때마다 30~40개씩 제품을 사는 모습을 보고, 관광객들의 구매 개수를 줄여 짐이 늘어나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용량 제품을 기획했다는 것이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