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비중 역대 최대…2035년엔 가구주 40%가 65세 이상…고령화 가속
그래, 나 혼자 산다. 1인 가구다. 흔히들 ‘나홀로 가구’라고 하지.
외로울 거 같다고 불쌍하게들 보는데 오해하지 마라. 요즘엔 이게 대세야. 올해부터 나홀로 가구의 비중이 가장 높아진다. 2035년엔 100가구 중에 혼자 사는 집이 34가구나 된다고 해. 65세 이상 나홀로 가구는 점점 많아지지. 당신도 언제 고령화의 그늘에 놓여 혼자 살게 될지 몰라.
그리고 이거 할 만해. 옛날하고 달라. 혼자 사는 게 얼마나 편한데.
원룸에 사는데, 필요한 모든 게 갖춰져 있다.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듯해.
먹는 것? 혼자 해먹기 귀찮아서 매일 라면이나 끓여먹을 것 같지? 즉석밥을 전자레인지에 데워먹을 것 같지? 시켜먹을 때도 많아. 이거 왜 이래.
몸에 좋은 음식 만들어 먹기도 해. 전혀 문제될 게 없어. 마트에 가면 한 번씩 해먹기 좋게 다 만들어 놨다. 양파도 오이도 한두 개씩 살 수 있고, 생선도 한 마리 두 마리가 아니라 토막으로 판다. 들어는 봤나? ‘솔로 이코노미’ ‘코쿤 마케팅’ 뭐 이런 용어들. 다 우리를 상대로 하는 거지. 초라한 더블보다 화려한 싱글이 낫다는 건 나 혼자 하는 말이 아냐.
물론 조금 외롭긴 해. 먹고살기 힘들어서 아등바등하는 딸이야 그렇다고 쳐도, 미국에 사는 아들 녀석이 전화라도 좀 해줬으면 싶지. 손자손녀 볼도 비벼보고 싶고. 그렇게 힘에 부치면서도 어렵게 유학시켜 놨더니 아예 눌러 살 줄 알았나. 벌써 3년이 됐네. 얼굴 본 지가. 내가 절대 먼저 전화하지는 않을 거야. 휴~ 집사람이 먼저 떠나지만 않았어도….
요즘 법정 스님 말씀이 부쩍 가슴에 다가오네. 홀로 사는 즐거움이 있다. 고독에서 얻을 것도 있다. 하지만 고립되어서는 안 된다.
명절 다가오는 게 싫어지긴 해. 옆집 원룸에는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집에 들어오면 출구 없는 단절감 비슷한 게 자꾸 느껴져. 힘에 부쳐서 밖에 나가기도 싫고.
사실 가장 무서운 게 있어. 고독사할까 봐 두려워. 얼마 전에도 부산에서 한 독거노인이 죽은 지 며칠 후 부패된 상태로 발견됐다는 뉴스를 들었어. 남의 일 같지 않아. 그나마 나는 연금이라도 있고 쥐꼬리만 한 재산이지만 자식들한테 다 주지 않고 챙겨놨기에 망정이지.
그래도 아프니까 청춘이듯, 외로우니까 사람 아냐?
권용국 기자(부국장)/kwo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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