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교총, ‘2011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실적’ 보고서 발표

교권 침해 10건 중 4건 ‘학생 및 학부모에 의한 부당행위’ 원인

수업 중 휴대폰 수거한 교사에… 학부모 “개인소유재산 침해” #서울 모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교사 A씨. 고3 담임을 맡고 있던 그는 지난 해 5월 B학생이 습관적으로 지각을 하자 “평소보다 30분 일찍 등교하라”고 지시했다. 다음날 아침 7시, B학생 학부모가 A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부모는 다짜고짜 언성을 높이며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학부모가 학교를 찾아왔다. “지각을 하던 말던 내버려둬라. 왜 일찍 등교시키는 벌을 주나. 그 벌은 부모들한테 주는 것과 다름 없다”며 부모는 A교사를 몰아붙였다. 아버지 C씨는 “매일 아침 아이를 데려다주는데 30분 일찍 등교하게 되면 내가 술도 못먹고 일찍 들어와야 한다. 당신이 왜 부모한테까지 벌을 주나”라고 소리를 질렀다. B학생의 통학 거리는 도보로 15분 거리 였다.

#서울 모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교사 D씨. 지난해 11월, 전학생 E군이 첫 수업부터 준비물 및 과제제출을 상습적으로 거부하며 수업방해를 일삼아 “쉬는 시간에 교무실로 와서 서 있어라”고 벌칙을 내렸다. 이를 두고 E군의 아버지가 학교를 찾아왔고 학생들과 후배 교사들이 보는 앞에서 D씨에게 “니가 무슨 교사냐”고 소리를 지르며 욕설을 퍼부었다.

‘선생님 그림자도 밟지 말라’며 부모가 자식을 다그치던 때가 있었다.허나 2012년 학교의 현실은 급격히 변화했다. 일부 학부모는 자녀에 대한 교사의 생활지도가 부당하다며 교사에게 폭언 및 폭행을 행하기도 한다. 심지어 학부모와 교사가 서로를 고소하는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최근 공개한 ‘2011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접수된 교권침해 사례는 총 287건 중 115건(40%)은 ‘학생 및 학부모에 의한 부당행위’에 의해 발생했다. 부당행위의 대부분은 학생지도에 대한 폭행ㆍ폭언(65건)이다. 2010년(47건) 보다 38.3% 증가한 수치다. 경미한 체벌에 대한 담임교체 요구와 폭언(29건), 학교 운영과 관련한 학부모의 부당한 요구(21건)도 적지 않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학생이 잘못을 하는 경우 학부모가 학생 편을 들게 되면서 교사에 대한 부당행위가 이어지는 등 연계성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학부모에 의한 부당한 담임교체 요구 및 교사를 고소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교사들의 호소도 이어지고 있다. 특성화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모 교사는 “수업 중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기 위해 휴대폰을 수거했는데 학부모가 ‘개인 재산을 함부로 가져갔다’며 항의를 해왔다”며 “학부모들이 일방적으로 자녀 편만 드는 경우가 많아 생활지도가 더욱 힘들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교사도 “부모의 비상식적인 월권행위나 교사를 비하 또는 무시하는 일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교사들이 학부모에게 끌려 다니는 입장이 된 현실에서 아동들의 생활지도 및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개탄했다.

신성기 교총 교권국장은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교권을 지키기 위한 제도적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며 “학생·학부모는 학교생활 중 발생한 사안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대화와 ‘학교교육분쟁조정위원회’ 등 제도적 절차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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