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With me] 부자의 자격 - 新리세스 오블리주 <6> 글로벌나눔 전도사-갤러거 세계공동모금회 회장 e메일 인터뷰

오하이오주 지부장 시절 노숙인 없는 사회운동 전개 식사·잠자리 제공도 좋지만 노숙문화 없애는 근본처방 필요

자원 동원해 환경 변화 유도 다수의 협력·공조 필수적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매진

부자들 개인적 목표와 연결 자연스러운 동참 유도 바람직

어느날 아침 한 사람이 강가를 걷다가 떠내려 오는 아이를 발견하곤 깜짝 놀라 물에 뛰어들어 구조한다. 안도의 한숨도 잠시, 또 한 아이가 떠내려오자 다시 구해낸다. 그런데 곧 수십명의 아이가 떠내려온다. 한계를 느낀 그는 마을 전체에 비상사태를 알리고, 마을 사람을 총동원해 구출에 나선다. 하지만 강가 상류에선 도깨비가 아이들을 마구 물가에 빠뜨리고 있었다. 아무도 강가 도깨비를 제지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근본적으로 도깨비를 막지 않으면 영원히 아이를 구해내는 작업에 마을사람들이 매달려야 한다. 누군가 무기를 무장하고 도깨비를 무찌르기 위해서 출발해야 한다.

새로운 글로벌나눔인 ‘커뮤니티 임팩트(Community Impact)를 설명할 때 주로 인용되는 우화다. 아이 하나를 구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물에 빠지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것, 그것이 바로 나눔의 새 방식이자 종착지라는 것이다.

이 같은 커뮤니티 임팩트를 글로벌 현장에서 실천하는 이가 있다. 바로 브라이언 갤러거 세계공동모금회(UWWㆍUnited Way Worldwide) 회장이다. 세계공동모금회는 전 세계 나눔문화 조직의 뿌리이자, 원동력이다.

갤러거 회장은 헤럴드경제가 연중기획으로 진행 중인 ‘부자의 자격-신(新)리세스 오블리주’ 시리즈와 관련한 e-메일 인터뷰를 통해 “나눔은 지역사회, 나아가 전 세계 개인의 기회 창출과 서로 연관돼 있고, 지역사회의 전반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는 시너지 효과가 있는 매우 유용한 가치”라고 밝혔다.

그는 “예전의 나눔은 개인 기부나 지역사회 공헌이었지만 앞으로의 나눔은 지역사회 환경 변화에 대한 기여”라며 “보다 넓은 개념의 나눔에 우리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역사회에서 생기는 문제들은 민, 관, 경제주체들이 머리를 맞대야 해결할 수 있고, 지역사회에 공헌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며 “지역사회의 다양한 구성원이 공통된 목적을 위해 지혜를 모으면 인류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갤러거 회장이 ‘커뮤니티 임팩트’ 운동을 강조하는 것은 그의 경험과 무관치 않다. 그는 1980년대 중반 오하이오 주 세계공동모금회 지부장 시절, 노숙인(홈리스) 퇴치 운동을 벌이면서 ‘커뮤니티 임팩트’ 사업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노숙인들을 위해 한끼 식사를 제공하거나 잠자리를 살펴봐주는 등의 나눔도 중요했지만 근본적으로 노숙 문화를 없앨 처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는 오하이오 주 정부 관계자들을 설득하고, 오피니언 리더들과 꾸준히 접촉하고, 지역사회 기업의 협력을 얻어내 노숙인들을 위한 건강진단, 주거 제공, 직업훈련 서비스 등을 제공했다.

이 운동은 성공적이었고, 노숙자 수는 급감했다. 노숙인 천국이라던 오하이 주의 오명을 걷어내는 데 일조한 것이다. 세계공동모금회의 위상을 떨치게 된 대표적 사례였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지역사회 환경을 바꾸려면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지역사회 다수의 협력과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그가 매번 주창하는 이유다.

기업의 사회적책임 진화상도 제시했다. 갤러거 회장은 “많은 기업들이 이제 지역사회 투자를 회사의 목표로 삼고 있다”며 “교육기회, 직업훈련, 보건계획 등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행하고 있으며 세계공동모금회는 지방 기업, 국가대표급 기업, 글로벌 기업과 함께 이를 위해 뛰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 기업과의 파트너십에 만족한다는 뜻도 피력했다. 그는 “상당수 한국 기업들 역시 세계공동모금회의 소중한 파트너”라며 “특히 지난해 삼성이 아동 조기 교육 지원을 목적으로 100만달러를 텍사스 주에 위치한 오스틴 지부에 기부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과 협력관계라는 것이 자랑스러우며 삼성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성공적인 파트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부자들에게 나눔을 유도하는 전략도 귀띔했다. 갤러거 회장은 “부자들에게 지역사회와 나누자고 말할 때, 그들의 개인적인 목표와 지역사회의 목표를 결부시킨다”며 “개인의 부와 소득 또는 기회라는 것은 지역사회와 서로 엮여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키고 자연스럽게 기부로 동참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건강하고 번영하는 지역사회를 만듦으로써 양극화 등 경제를 불안하게 만드는 잠재요인을 뿌리 뽑을 수 있다”며 “나누는 삶이 아름답고 행복하고 궁극적으로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한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게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세계공동모금회는 지난 2009년 미국공동모금회(UWA)와 세계모금회(UWI)를 합쳐 만든 글로벌 나눔의 본산이다. 세계공동모금회는 연간 51억달러(약 6조원)를 모금하고 1100만명의 기부자와 250만명의 자원봉사자를 두고 있으며 세계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2010년 5월 세계공동모금회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김영상 기자 @yscafezz> ys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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