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1호기 정전 사고 관련, 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사장이 직접 부산을 방문했지만 이렇다할 해법을 내놓지못해 오히려 지역여론의 뭇매를 청한 꼴이됐다.
김 사장은 5일 부산시를 방문하고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가졌으며, 기장군과 군의회를 방문하는 등 돌발 일정을 소화했다. 당초 김 사장은 기장군민들과의 대화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주민들의 거부로 성사되지 못한채, 부산시와 기장군을 방문하는 공식일정만을 진행했다.
한수원 측은 예정에 없던 김 사장의 부산방문을 전격 추진하면서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진화에 나서려 했으나 주민들의 거부로 성사되지 못한 셈이다.
부산시청을 방문한 김 사장은 기자들을 만나 “고리 1호기 정전사고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인근 주민에게 걱정을 끼친 데 대해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을 전한다”면서 “원전 운전이 투명하고 개방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민간환경감시기구의 기능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수원 조직 혁신도 강조했다. 김 사장은 “새롭게 태어난다는 심정으로 정비기간의 적정성, 협력업체의 자질문제 등 모든 것을 제로 베이스에서 혁신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이번 부산 방문은 모양새만 갖췄을 뿐 알맹이는 전혀 없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고리원전 사태의 책임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장 사퇴의사는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이어갔다.
오히려 솜방망이 처벌 논란만 부추긴 꼴이다. 한수원은 하루 전인 4일 정전사고 은폐와 관련한 현장 관계자 3명의 보직을 박탈했다. 고리1발전소장과 팀장급 직원 2명 등 직원 3명에 대한 인사조치였을 뿐이다. 정작 자신을 비롯해 책임져야할 고위층의 책임은 묻지 않는다는 뜻을 시사한 셈이다.
답변의 수위도 정부의 발표 외에는 진일보한 내용이 전혀 없었다. 김 사장은 “획기적인 방안을 모색해 주민 여러분이 안심하고 신뢰하실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지역주민들의 원전산업 발전을 위한 의견을 수렴해 회사경영에 적극 반영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자리에서 홍석우 장관이 했던 발언에서 진전된 내용은 전혀 없었다.
시기도 지나치게 늦었다는 지적이다. 지난 2월 9일 발생한 사건에 대해 한달 여 넘게 지난 14일에야 긴급 기자회견 형태로 공식 사과를 했고 지난달 23일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이 부산을 방문해 공식사과한지 또 2주가 지난 후에야 사건 현장 주민들을 찾은 것이다.
고리원전이 위치한 장안읍주민자치위원회 한 주민은 “원전운영을 책임지는 공기업 수장이라는 사람이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도 없이 주민들의 심정도 이해하지 못한채 단지 사태를 수습하기에 급급한 모습이 단지 애처로울 뿐”이라고 이번 방문을 평가했다.
윤정희 기자/cgnhe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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