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의 새 전기를 맞은 미얀마의 국제적인 위상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미얀마는 서남아와 동남아 사이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로 천연자원의 보고지만, 수십년동안 이어진 경제제재로 동남아 최빈국 신세를 면치 못했다.

이번 선거 이후 서방의 경제제재가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여, 미얀마는 경제 발전의 교두보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얀마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강대국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미국과 EU 등은 일찌감치 민주화에 나선 미얀마와 관계 개선에 나섰고, 오랜 입김을 작용해온 중국도 영향력을 잃지 않으려는 행보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강대국 패권 각축장=가장 촉각을 세운 나라는 미국과 중국이다. 중국은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미얀마 독재정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하지만 최근 미얀마가 경제발전을 위해 중국 위주의 외교에서 벗어나 미국 등 서방에 손을 내밀자 양국간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다. 이는 미얀마의 풍부한 천연자원과 지정학적 위치, 경제 발전 가능성 때문이다.

중국은 미얀마의 봄이 시작되면서, 20년동안 미얀마의 최대 지원국으로 다져온 입지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이에 중국은 경제 관련 사업 등에서 유연한 전략으로 미얀마에 다가서고 있다.

중국은 최근 미얀마와 자국을 잇는 가스·석유 파이프라인 건설 지역에 대한 대규모 원조 계획을 발표했다. 토지 사용료를 지급하고 학교와 병원을 건설해주기로 했다.

재선을 노리는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미얀마는 중요하다. 미얀마처럼 민주화가 막 시작된 나라는 오바마의 정치적 치적이 될 수 있고, 중국과 국경을 맞댄 국가와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외교적 성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의 반발에도 지난해말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미얀마에 보내는 등 관계 개선에 나섰다. 유럽연합(EU)도 미얀마 대통령과 각료에 대한 비자 발급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등 제재를 완화했다.

미국, EU 등은 아시아에서 팽창하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서도 미얀마와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석유와 천연가스, 목재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미얀마가 빗장을 풀면서 이들 자원을 선점하기 위한 세계 각국과 외국인 투자가들의 경쟁도 가열될 전망이다.

▶ 경제제재 해제 초읽기= 서방국가는 이번 보궐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진 것으로 평가를 받으면 미얀마에 대한 제재를 추가로 해제하겠다는 입장이다.

미얀마가 지난해 3월 민간정부를 출범시키고 정치범 석방 등 민주화 조치를 취하면서 서방국가들은 제재를 일부 완화해왔다.

미국은 미얀마와의 외교 관계를 대리공사급에서 대사급으로 격상키로 한데 이어 세계은행(WB)과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구들이 미얀마를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허용했다.

EU도 미얀마 민간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향후 2년에 걸쳐 1억5000만 유로(2265억원)를 지원키로 약속했다.

미얀마 민간정부도 보궐선거 후 국가 발전을 위해 민주화·경제 개혁 조치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테인 세인 미얀마 초대 민간대통령은 정치범 석방, 소수민족 반군과의 평화협상등 잇달아 민주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노조 결성과 파업을 허용하는 법도 통과시켰다.

미얀마는 장기간 제재로 낙후된 경제 재건을 위해 금융시스템 개혁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미얀마는 이달부터 투자의 최대 걸림돌 가운데 하나로 지적됐던 고정환율제를 폐지하고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했다.

또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5년 동안 소득세를 면제해주는 내용의 외국인 투자법 개정안도 마련하고 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