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청명절을 맞아 서구식 정치개혁 성향을 보이다가 실각했던 자오쯔양(趙紫陽) 전 총서기와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에 대한 추모가 이어졌다. 중국 당국은 이를 막지 않았고 관방매체들도 이례적으로 추모기사를 실어 올 가을 권력교체를 앞두고 정치개혁이 추진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을 낳고있다.
5일 홍콩 밍바오(明報)는 많은 중국인들이 4일 청명절을 맞아 당국의 감시속에서도 자오쯔양 전 공산당 총서기의 자택을 찾아 추모했다고 보도했다.
밍바오는 베이징(北京) 시내 푸창후퉁(富强胡同)에 위치한 자오의 자택에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자오의 자택 주변에는 지난 청명절때와 마찬가지로 경찰차량이 세워져 있었지만 추모객을 막지는 않았다.
자오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사태의 무력진압에 반대하다 축출된 뒤 가택 연금상태에 있다가 2005년 1월 사망했다.
자오쯔양의 딸인 왕옌난(王雁南·원래 자오옌난이었으나 신분노출을 우려해 개명함)은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아버지가 시도했던 것들이 현재의 사회모순을 해결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민주와 법치는 중국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원자바오(溫家寶)총리가 톈안먼 시위를 재평가해야한다고 제의했다는 소식을 들었느냐는 질문에 “현재의 상황에선 불가능한 얘기”라면서 “이는 각종 집단간에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그는 “모든 사람들이 언젠가는 톈안먼 시위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 진실이 규명될 것으로 믿고있다”고 강조했다.
톈안먼 사태의 직접적인 도화선을 제공했던 후야오방 전 총서기의 기념공원인 후야오방능원(陵園)에도 청명절을 맞아 추모객들로 붐볐다고 중국언론들이 보도했다.
장시(江西)성 난창(南昌)에서 북쪽으로 80㎞ 떨어진 이 능원에는 청명절 며칠전부터 추모객의 발길이 어어졌다.
능원 관리자는 “근년들어 매년 30만명 이상이 능원을 다녀갔다”며 “특히 오는 15일 후야오방의 사망 23주년 기일을 앞두고 최근 80여명의 당·정 중앙급 지도자와 200여명의 성급 지도자들이 이곳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런민르바오(人閔日報), 중궈신원(中國新聞) 등 중국 매체들과 포털사이트들은 일제히 이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후 전 총서기를 추모, 주목을 받고있다.
중국에서 개혁파의 상징적 인물로 꼽히는 후야오방은 1987년 대학생 민주화 운동을 효과적으로 막지못지 못한 이유로 실각됐고 2년뒤인 1989년 4월 숨졌다. 이에 수많은 학생 시민들이 톈안먼광장에 모여 그의 죽음을 애도하다 결국 톈안먼 사태로 이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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