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럴섹스는 전복적 행위다(La fellation, acte rebelle)

오럴섹스를 여성해방의 한 형태로 주장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릴리트(Lilith)는 남근을 빨아들인 여성이다. 이탈리아 작가 프리모 레비가 기술한 바를 믿는다면 릴리트는 최초로 창조된 여성이다. 이브가 등장하기 전까지 그녀는 자신의 입을 통해 사랑을 나누었다.

유대-기독교 전통에 따르면 창조에 관한 서로 다른 두 가지 이야기가 존재한다. 첫 번째 이야기는 하느님이 여자와 남자를 동등한 존재로 창조했다고 전하고 있다. 릴리트는 아담과 동일한 점토로 주조되었다.

그러나 하느님이 충분할 만큼 점토를 보유하고 있지 못해 릴리트의 성기를 그의 얼굴에 갖다 붙였다. 그에 따라 절대적인 성적 쾌락을 상징하는 릴리트는 입을 통해 쾌락을 느꼈다. 남자에게 복종하길 거부하며 릴리트가 도망치자 하느님은 아담의 창백한 모조품인 이브를 창조했다.

그녀로 하여금 남자에게 충실히 복종하도록 만들기 위해서였다. 이브가 가정을 지키는 여성의 시대를 연 반면, 릴리트는 자유롭고 아기도 낳지 않고 욕망을 갈구하고 영원히 허기를 느끼며 고통스러워하는 존재로 남게 된다. 릴리트는 인류 초창기의 여성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남자들의 정액을 좋아한 부류로 간주된다”고 프리모 레비는 설명한다. “허용된 유일한 성적 대상, 곧 부부가 공유하는 자궁을 기피하는 모든 정액을 그녀는 탈취했다. 다시 말하자면 각 남자가 꿈을 꾸거나, 혹은 악을 통해 낭비한 정액 모두를 그녀가 독점했던 것이다.

“마약에 중독된 것처럼 암컷 늑대 릴리트는 악마적 취향으로 세상의 정액을 받아들였다. 잠든 남자와 정을 통한다는 악령인 음몽마녀(淫夢魔女)처럼 릴리트는 남근을 흡입하기 위해 잠들어있는 남자들을 밤에 방문한다. 심야의 흡혈귀인 릴리트는 흥분에 휩싸인 욕망의 힘을 보여준다.

그녀는 자신의 혀, 말을 내뱉는 신성한 목구멍을 통해 사랑을 나누면서 수동적인 성행위를 창조 행위로 변모시킨다. 그녀 안에서 정액은 육체와 뼈로 구성된 아이들을 만들어내지 않기 때문이다. 뇌를 풍요롭게 하지, 배를 채우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릴리트는 우리를 두렵게 한다. 신비스러운 방식으로 사랑을 나누는 릴리트는 발기한 페니스를 받아들이며, 은총에 현혹돼 자신이 포옹하는 페티시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 자연에 반하는 이러한 쾌락에는 수치스러운 그 무엇이 분명히 있다.

왜냐하면 릴리트가 남성의 성기를 사랑하면서 역할을 전복시키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남자가 여성의 입술 사이를 탐닉할지라도 여자는 복종하는 모습과 거리가 멀다. 오히려 여자가 통제를 하며, 남자는 그녀에게 영양분을 제공하는 존재로 변한다. 물론 영적인 차원에서다. 지극히 모호한 이야기이기는 하다. 많은 남자들에게 오럴섹스는 ‘톱니바퀴를 가진 음부’로 위협적으로 인식된다.

남자들은 거세에 대한 이러한 고뇌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 릴리트로 하여금 ‘구멍’을 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복수를 동반한 모든 공격성이 그 구멍에서 무장 해제된다. 포르노 비디오들의 요약본이 이러한 정신 상태를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한 아름다운 금발 여성이 생애 최초로 자신의 모든 구멍을 정액으로 채운다. 완전히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인 이 색골 여성은 십여 개의 꼬리를 가진 정액을 삼키면서 자신의 목을 조르게 된다.”(‘X2 파워’) “그들은 여성을 아주 빨리 색마로 변모시키기 위해 자신들 음경을 빨아들이도록 그녀에게 강요한다.

여자의 육체와 입은 정액을 흡수하기 위한 마포(麻布)로 사용된다.”(‘갱뱅(gang-bang)과 색골 여성을 위한 난교파티’). 의미심장한 요약본들이다.

“포르노그라피라는 확대경을 통해 바라보면 여성은 복종적이고 수치심을 느껴야 하며 대상에 대해 만족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관음증 환자이자 상대를 범하는 남자는 자신이 색골 여성에게 강요하는 비열한 짓을 그녀가 사랑하고 있다고 가정한다. 이러한 전제는 자신이 허약하다는 수치심을 극복하기 위해 남자가 일종의 감정적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클로드 기용(Claude Guillon)은 자신의 저서 ‘영혼의 자리’ 속에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침묵을 강요받기까지 했어도, 오럴섹스를 하는 여성은 고귀한 채로 남아있을 수 있다. 자만심이나 도덕에 대해 고민함이 없이 그녀는 폭력과 희생이라는 해묵은 문제를 초월하기 때문이다. ‘릴리트’란 눈부신 제목을 내세운 알리나 레예스(Alina Reyes)의 소설은 이상적인 돌연변이체를 더없이 뜨겁고도 숨이 막히는 필치로 다루고 있다.

‘릴리트’는 묵시록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공상과학소설이다. 소설 속에서 미래의 여자는 원초적인 상태로 회귀한다. 남자들을 ‘먹는’ 인물로 변한 그녀가 우리 인류의 새 어머니인 것이다. 다시 육화된 릴리트는 우리가 스스로의 품위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우리가 대상과 오럴섹스를 나누는 것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주고 있다.

티에리 르귀에(Thierry Leguay)가 쓴 ‘오럴섹스에 대한 체계적인 역사’는 르 세르클 출판사에서, 알리나 레예스의 ‘릴리트’는 로베르 라퐁 출판사에서, 프리모 레비의 ‘릴리트’는 리아나 레비 출판사에서, 그리고 클로드 기용의 ‘영혼의 자리’는 쥘마 출판사에서 각각 출간했다. (이미지는 유대교 전통속에 나오는 릴리트)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