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2’. 여기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업체가 바로 삼성전자였다. 삼성 제품들은 격찬를 받으며 “과연 삼성”이라는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그러나 정작 행사장에 나타난 이건희 회장의 반응은 차분했다. 오히려 그는 “몇 년, 십 년 사이에 정신을 안 차리고 있으면 금방 뒤지겠다 하는 느낌이 들어서 더 긴장이 된다”고 언급했다. 그의 사전에 ‘만족’이란 단어는 없다. 이 회장은 이번에도 변함없이 삼성 경영진에게 ‘칭찬’보다는 ‘채찍’을 들어 긴장감을 심어줬다.

이건희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지 어느덧 2년(3월24일)째 접어든다. 이 회장 경영 복귀의 일성(一聲)은 ‘삼성의 위기론’이었다. 복귀 후 항상 입버릇 처럼 내뱉었던 말도 ‘위기’였다. “글로벌 일류기업이 무너진다. 삼성도 어찌 될지 모른다.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이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

이 회장은 위기론을 앞세워, 향후 10년을 대비한 조직의 변화와 철저한 위기관리를 주문했다.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했다. 효과는 확실했다. 주력 계열사들은 실적으로 화답했다.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의 매출을 올리며 IT 분야 글로벌 강자로 우뚝섰다. 지난해 매출 165조원, 영업이익 16조2500억원으로 이 회장 복귀후 2년 연속 ‘매출 150조-영업익 15조’ 클럽을 돌파했다. ‘매출 160조-영업익 16조’ 라는 신기원도 이뤄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의 끊임없는 ‘위기론’과 맞물려 삼성 내부에서는 여전히 긴장감이 흐른다. 이 회장의 복귀 후 의사결정이 빨라지고 투자 또한 과감해 졌다. 대규모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고, 신수종 사업 진출에도 박차를 가했다. 동반성장, 사회 공헌 활동과 일자리 창출에서는 그 어느때보다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를 두고 삼성의 한 관계자는 “오너 체제이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삼성에는 유능한 전문경영인이 많지만,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이 회장의 리더십은 삼성의 경쟁자이면서도 한때 벤치마킹의 대상이였던 일본에서 조차 연구 대상이다. 경제평론가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와세다대 교수는 ‘일본의 몰락’이라는 저서에서 “이건희 회장의 경영 리더십이 삼성전자 DNA의 열쇠”라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복귀 후 “조직을 젊게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이재용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경영승계 작업에도 속도를 냈다. 그리고 무엇보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큰 힘을 보탰다.

하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단기적으로는 수 많은 경쟁업체들의 집중 견제를 극복하고, 길게는 신수종 사업을 제 궤도에 안착시켜야 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를 개편, 3세 경영체체를 순조롭게 안착시켜야 하는 문제도 중요 과제다.

이건희(기업인, 국제기관단체인)\r\n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2’. 여기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업체가 바로 삼성전자였다. 삼성 제품들은 격찬를 받으며 “과연 삼성”이라는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이건희(기업인, 국제기관단체인)\r\n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2’. 여기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업체가 바로 삼성전자였다. 삼성 제품들은 격찬를 받으며 “과연 삼성”이라는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특히 친형인 이맹희 씨와의 상속 재산 분쟁은 돌발 변수다. 상속 분쟁이 다른 형제들로 까지 확산 될 경우 의외의 사태가 날 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나 역할이 아직도 많다”면서 “기업이미지 제고를 통해 국민들로 부터 사랑받는 진정한 국민 기업으로 거듭나야 하는 중요한 과제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올 신년사에서도 “삼성은 국민 기업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고 수출에 전력을 다하며, 협력회사가 세계 일류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정성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려운 이웃, 사회적 약자를 돕는 일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사회 발전에 동참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 회장은 특히 경영 복귀 2년째 접어들면서 “기존의 틀을 모두 깨고 오직 새로운 것만을 생각해야 한다”며 제2의 창조 경영을 예고하고 있다.

<박영훈 기자> /par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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