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한전선(001440ㆍ대표이사 회장 손관호)의 시작이 좋다. 3월 들어 호주서 초고압전력망 3570만 달러 어치를 수주한 데 이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4850만 달러 어치 전력망 수주를 따냈다. 이어 미국에서도 3000만 달러 수주를 거머쥐었다. 무리한 인수합병(M&A)와 해외진출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 몰렸던 대한전선이 재기의 발판을 차곡차곡 마련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이 같은 호실적이 관련업계 비수기인 1분기에 이뤄진 점이 고무적이다.
대한전선은 한때 내실기업의 대명사로 평가됐다. LS 전선과 함께 국내 전선시장을 과점하는 국내 2위, 글로벌 9위의 시장 지위뿐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서도 영업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이런 본업의 가치는 사업 확장에 따른 부채부담으로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며 잊혀졌다.
하지만 실제 지난해 대한전선의 매출은 2조 578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63%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477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91.64% 늘어났다. 다만 이자비용 때문에 순이익은 2131억원 적자였다.
업계는 이에 이르면 올해 적어도 내년께에는 대한전선의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출은 물론, 채권단의 구제금융과 자산 매각 등 재무건전화 작업으로 차입금이 줄고 이자가 할인되면 추세전환이 가능하다는 예상이다.
요원해보였던 3000억원 유상증자도 최근 매출 호조로 주가가 다시 4000원대로 올라서면서 걸림돌이 없어지는 분위기다. 대한전선의 주당 액면가는 2500원으로, 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과 노벨리스코리아 매각대금(1200억원)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면 순 차입금이 1조 3000억원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대한전선이 한 해 벌어들이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할 가능성이 커진다.
경쟁업체보다 우위에 있는 영업환경도 눈여겨볼 만 하다. 대한전선은 경쟁업체인 LS전선이나 일진과는 달리 중동쪽 수주 비중이 높다.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를 중심으로 한 발전 플랜트 수주가 늘고 있어 이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통상 중동이 유럽보다 마진도 높아 매출 이익 확대가 유력한 데다, 지난해 말부터 중동 수요가 늘면서 괜찮은 실적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최근 미국 시장 진출을 미국 시장 확대를 위한 교두보로 삼는 한편 중동ㆍ호주ㆍ러시아 등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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