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의 정치스타 보시라이(薄熙來ㆍ63) 충칭(重慶)시 서기가 최고 지도부 입성을 목전에 두고 고꾸라졌다.
15일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은 보시라이 서기가 충칭 시 서기에서 해임됐다고 보도했다. 왕리쥔(王立軍) 사건 이후 그의 정치 운명을 놓고 갑론을박이 거셌지만 갑작스런 해임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보 서기는 지난 9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심복이었던 왕리쥔(王立軍) 충칭 부시장이 지난달 초 미국 망명을 시도한 사건에 대해 해명할 때 까지만 해도 건재해 보였다.
그는 “사람을 잘못 쓴 내 불찰이지만 이번 일로 조폭 척결의 공적을 부정해서도 안 된다”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사직서를 냈다는 소문에 헛소문이라고 일축했고, ‘이 일로 조사를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14일 그의 운명을 예고하는 복선이 감지됐다.
전인대 폐막식 후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보 서기를 겨냥해 “현 충칭시 당위원회와 시 정부는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력 서열 3위인 현 총리지만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를 공개 비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럼에도 하루 뒤 전격 경질은 의외다.
그는 국무원 부총리 등을 역임한 보이보(薄一波)의 아들로 중국 정계 최대 파벌인 태자당(太子黨)의 대표 주자다. 다롄(大連)시 시장, 랴오닝(遼寧)성 성장, 중국 상무부 부장 등을 지냈다. 2007년 충칭 시 서기로 발령나며 물을 먹었다는 설도 있었지만 ‘범죄와의 전쟁’을 내세우며 여론몰이에 성공한다. 최대 정적인 왕양(王洋) 광둥성 서기보다 더 유력한 차기 상무위원 후보로 평가받으며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그의 상무위원 진입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일각에서는 보 서기가 태자당의 후원으로 정치 생명을 이어갈 수도 있었지만 이번 양회(전인대와 정협)에서 경거망동한 발언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설도 제기된다. 그가 9일 기자회견에서 “충칭의 범죄와의 전쟁은 공안, 검찰, 법원, 국가안전부, 기율위원회 등이 함께 노력한 결과로 왕리쥔 한 사람이 이룬 게 아니다. (후진타오)총서기가 충칭에 내려와서보면 반드시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후 서기를 궁지로 몰아넣는 정면 승부수로 해석된다. 그의 거침없는 직설화법과 이미지 정치는 타고난 정치인이라는 호평을 받았지만 마지막 카드는 실패였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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