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2> 끝까지, 죽을 때까지 (57) 글 채희문 | 그림 유현숙
새 차를 처음 샀을 때는 조심조심, 행여나 문짝에 흠이라도 나지 않을까 애지중지한다. 문을 열고 닫을 때에도 유리제품 다루듯 할 것이다. 아름다운 여인을 차에 비유해서 미안하지만 어쨌든 백광돌은 지금 그런 묘한 상태에 처해 있었다. 그녀의 망사치마를 배꼽 부위까지 훌렁 젖혀놓고, 스팡글 모티브가 군데군데 포인트로 박힌 삼각팬티마저 벗겨내려 한쪽 발목에 걸은 채로, 그녀의 두 다리를 양 어깨 위에 번쩍 걸머진… 그런 자세에서 애처롭게 갈등하는 중이었다.
“처녀라고?”
“100퍼센트 순정 처녀!”
미칠 노릇이었다. 이걸 어째야 하나? 한편으론 이게 웬 횡재냐 싶다가도 다른 한편으론 망설여지는… 그러면서도 욕심이 나다가 문득 죄책감이 들기도 하는… 안타까우면서도 복잡한 마음을 가누기 위해 그는 슬슬 무릎을 움직여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오빠!”
그러나 강유리의 결심은 확고했다. 그녀는 번쩍 치켜들고 있던 두 다리로 그의 목을 꼬아 잡은 채 양 손으로는 그의 두툼한 허리를 끌어당겼다. 어둠 속에서도 그의 몸이 엉거주춤 다가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는 있는 힘을 다해 허벅지를 조이자 그의 몸이 앞쪽으로 엎어지는가 싶더니… 아! 드디어 기립해 있던 그의 지겟작대기가 그녀의 비너스로 미끄러져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통증! 황홀한 통증이 느껴지더니 그녀의 입에서 저절로 짧은 비명이 터져 나왔다. 찌르는 자에게도 통증이 있는 것일까? 백광돌 역시 이를 악물고 낮은 신음을 쏟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곧 분기탱천! 고추장 먹은 황소처럼 거친 호흡을 내뱉으며 어깨를 들썩들썩, 허리를 흔들흔들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의 어깨가 들먹일 때마다 그녀의 머리끝으로부터 피가 빠져나가는 느낌이었으므로 그녀는 스티로폼 위에 다리를 곧추세워 누운 채 숨만 크게 들이쉬거나 내쉴 따름이었다.
그토록 아름답고 도도했던 그녀가… 하지만 어쩌나, 그의 손이 젖가슴에 닿기만 해도 엄청난 짜릿함으로 인해 몸이 저절로 비틀어지곤 했으니, 그가 지겟작대기를 진입시킨 이후에 생겨난 불가사의한 변화였다. 몸이 비틀릴 때마다 아무리 참으려 해도 콧소리가 새어나오곤 했다. 어두워서 앞이 보이지 않으면 청각과 후각, 촉각이 더불어 살아나는 법, 그의 머리카락만 스쳐도 피부가 바짝 긴장하고 손가락이 젖가슴 핑크돌기에 스치기만 해도 야릇한 흐느낌이 이어지곤 했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오길 바라고 있었어. 기다려라 유리, 내가 기필코 너를 세계적인 골프선수로 만들고야 말테니까.”
백광돌은 허리를 움직여 꼴뚜기 짓을 하면서도 이렇게 중얼거렸다. 물론 진심일 터였다. 하지만 이제 첫 경험을 하는 중인 그녀의 귀에 이런 소리가 들릴 턱이 있나. 그녀는 아흐, 아흐! 주전자에서 바람 새는 소리를 내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비너스가 팽팽하게 조여들면서 곧 뜨거운 것이라도 터질 듯 황홀해지던 그 순간… 문득 천지를 진동하는 대포소리와 함께 천막의 한쪽 끝자락이 훌렁 벗겨져 나가는 것이 아닌가.
“어마나, 이게 무슨 변고야?”
드디어 몬테카를로 랠리 폐막식이 시작되는 모양이었다. 천막이 벗겨져나간 곳으로부터 불기중이 치솟더니 밤하늘엔 온통 화려한 불꽃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뻥! 화르르르~ 뻥! 화르르르~ 축포가 한 발씩 터질 때마다 천막이 훌렁훌렁 벗겨져 나갔지만… 백광돌과 강유리는 마침 눈이 뒤집힐 만큼 절정에 오르던 순간이었으므로 옷을 추켜 입을 겨를도 없었다.
“유리야 옆으로 굴러! 사람들에게 들킬라.”
축포는 차례로 열 두 번이나 터졌고 그때마다 천막은 훌렁훌렁 벗겨졌으며, 백광돌과 강유리는 몸을 섞은 채 떼굴떼굴 옆으로 굴러야만 했다. 몸을 섞은 상태에서 필사적으로 구르니 기분이 더욱 고조되기 시작했다. 아! 개똥밭에 굴러도 행복하구나! 드디어 열두 번째 옆으로 구르던 순간 ‘아악!’하는 탄성과 함께 그들은 마침내 극치에 다다를 수 있었다. 이 얼마나 기막힌 화합인지… 흥분에 겨워 지르는 비명소리는 마침 터져 오른 마지막 축포소리와 함께 화려한 불꽃이 되어 찬연히 밤하늘 위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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