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인 교체제도 부활 의견

지난해 100대 기업의 감사인을 삼일과 안진ㆍ삼성ㆍ한영회계법인 등 이른바 빅4가 100% 독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중 삼일회계법인이 36개 기업과 감사계약을 맺고 있고 이어 안진(27개), 삼성(26개), 한영(11개) 등 빅4가 100개 기업의 감사를 모두 맡았다. 대기업이 특정 회계법인과 5년 이상 장기계약을 맺는 사례도 100대 기업 중 44개로 나타났다.

심지어 10년 넘게 특정 회계법인만 고집하는 대기업도 적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LG화학 신한금융지주 삼성생명 등 11개 기업은 2002 회계연도 이후 10년 동안 단 한 번도 회계법인을 교체하지 않았다.

2006년 이후 외부감사인을 6년마다 강제 교체토록 하는 제도가 있었지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예외 조항 때문이었다. 런던ㆍ뉴욕ㆍ나스닥 3곳의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회사의 경우 회계 투명성이 보장됐다는 이유로 강제 교체 제도가 적용이 안된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상장사의 감사인 의무 교체 제도가 폐지되면서 특정 회계법인을 고집하는 사례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은 그대로 유지하되 회계법인의 담당이사만 3년마다 바꾸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의 감사인인 회계법인의 유착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감사인 교체 제도를 부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지홍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회계서비스 품질평가를 엄격히 해 부실한 회계법인에 대해서는 감사인 교체 제도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계법인은 감사의 비효율성 등을 이유로 감사인 교체 제도 도입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기업과 감사인의 유착 사례는 아주 미미하다. 이보다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분식이나 오류를 발견하지 못할 확률이 훨씬 높아 감사인을 자주 교체하는 것이 오히려 감사의 투명성을 낮춘다”고 주장했다.

안상미 기자/hu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