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2000 반짝 회복 달갑지만은 않은 까닭은…
外人 비차익매수만 4兆대
옵션만기일 청산압력 높아
도이치 옵션쇼크와‘ 데자뷔’
증시 발목잡는 최대 변수로 코스피가 양(量)으로는 ‘랠리’를 이어가는 듯하지만, 질(質)로는 꺼림칙하다.
유동성 랠리가 주로 프로그램 매수를 통해 이뤄진 만큼 옵션이만기일이나 선물만기일마다 치명적 약점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계증권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에 치명적 급소를 잡힌 점은 2010년 11월 도이치 옵션쇼크를 떠올리게 한다.
거래 동인(動因)은 다르지만 여러 정황이 당시를 떠올리기엔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의 배경으로는 2010년 도입한 공모펀드 거래세가 지적된다. 국내 투자자의 차익거래 참여를 제한해 결국 외국인의 차익거래와 비차익을 가장한 ‘사이비(似而非) 차익거래’가 증시를 쥐락펴락하게 한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1월 10일부터 본격화된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가 8조원을 넘기며 2000 회복을 견인했지만, 비차익매수가 4조35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차익매수 2조7000억원 등 프로그램 관련 매수가 8할을 넘는다. 차익매수는 선물과 옵션의 만기에 청산을 통해 수익을 확정하는 구조로, 시장 방향과는 관련없다.
비차익매수는 보통 인덱스펀드 등의 바스켓(동시에 여러 종목을 매수함) 거래에 이용되는 게 보통이지만, 최근 외국인들에게는 사이비 차익거래로 활용된다.
국내 선물거래와 연계된 현물거래를 국내에서 하면 차익거래지만, 해외에서 다른 계좌를 통해 거래한다면 통계상 비차익거래로 잡힌다.
4조원이 넘는 비차익매수 가운데 상당부분은 사실상 차익거래이고 이는 결국 옵션이나 선물만기일 청산압력을 받는 자금이 될 수 있다. 박혁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도이치 쇼크 당시 외국인은 8%의 환차익과 0.2포인트의 베이시스 수익 기회에서 청산에 나섰다. 현재 외국인의 환차익 수준은 3%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베이시스 괴리차가 0.8포인트에 달한다. 컨버전(풋옵션을 매수하고 콜옵션을 매도하는 합성선물 매도와 지수 선물을 매수하는 전략) 조건은 그때나 지금이나 모두 좋지 않다. 다만 베이시스 수익을 노린 차익거래라면 옵션만기보다 선물만기가 유리하다. 2월 옵션만기를 무사히 넘긴다하더라도, 3월 동시만기라는 부담은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최근의 차익거래가 특정 외국계 증권사 창구로 집중됐다는 점도 2010년을 떠올리게 한다. 2010년 11월 만기 전(9월부터 11월 10일) 차익잔고는 도이치증권 창구에 1조원 넘게 쌓였다.
올해의 경우 지난 1월 12일 이후 8일까지 CS 창구의 차익잔고가 8000억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이 기간 CS창구를 통한 주식 순매수는 총 1조8645억원에 달한다.
두 번째로 많은 씨티그룹의 순매수 9000억원의 배가 넘는다. CS는 글로벌 투자은행(IB) 가운데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가장 강력한 영업망을 가진 창구다.
국내 대형증권사의 해외영업담당 고위관계자는 “올 들어 홍콩이나 싱가포르에서 한국 주식을 거래하는 외국인들은 헤지펀드나 시스템트레이딩펀드가 많다. 이들은 펀더멘털 투자가 아니라 단기 시세차익을 추구하는 자금이다. 작년부터 이 같은 단기세력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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