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시리아 결의안 무산 불구 반군 국토절반 장악…가족 탈출시도 실패·망명가능성 제기
악화일로인 시리아 유혈 사태의 중심에는 바샤르 알아사드(Bashar al-Assad·47) 대통령이 자리한다.
그는 한때 민주적 개혁을 시도한 인물이었다. 1965년생인 알아사드는 시리아의 철권통치자로 불리는 하페즈 알아사드의 둘째 아들로, 정치에 관심 없던 젊은 시절 영국 유학을 다녀온 안과의사 출신이다.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통하고, 컴퓨터와 정보통신 분야에도 관심이 많던 그는 형 바실(Basil)이 1994년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후계자로 떠올랐고,2000년 6월 아버지가 갑자기 사망하면서 대통령에 취임했다.
취임 직후 국영기업 민영화 등 경제개혁과 부정부패 추방, 정치범 석방, 시장경제 도입 등과 관련된 개혁정책을 추진했다. 일명 ‘닥터 바샤르’에 의한 ‘다마스쿠스의 봄’이었다.
하지만 봄은 오래가지 않았다. 2001년 초 지식인 모임이 중지되기 시작했고, 주요 야당 인사들이 체포됐다. 언론 박해도 가해졌다. 비상통치 체제가 다시 발효됐다. 모든 게 ‘원위치’였다. 2007년 바샤르는 97%의 찬성으로 두 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다. 지난해 시리아 정부군이 많은 지역에서 장악력을 상실하면서 그의 폭정은 가속화됐다. 지난해 3월 아랍의 봄바람을 타고 시리아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난 이후 지금까지 강경진압으로 7000명 이상 숨졌다. 국제사회가 뒤늦게 나섰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 시리아 결의안이 자국 이기주의를 내세운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권 행사로 채택이 무산되면서 복잡하게 꼬였다.
그러나 정권 붕괴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미국은 시리아 반정부 세력을 지원하는 국제연대 결성을 제안했고, 독일은 연락그룹 결성안을 내놨다. 반정부군이 정권에 맞서며 내전으로 번진 가운데, 반군이 국토의 절반가량을 장악했다는 소식도 속속 전해진다. 지난주에는 아사드의 부인과 자녀가 항공편으로 시리아 탈출을 시도하다 실패했다. 일부에서 아사드 대통령의 망명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권 몰락의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많은 독재자들이 비극적인 말로를 맞았다. 세계 최장수 독재자이던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는 비참한 모습으로 끝났고,33년간 집권한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도 권좌에서 내려왔다. 지구상 몇 안 되는 독재자 중 한 명인 아사드 대통령이 어떤 최후를 맞을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된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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