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럴섹스의 대가’(Le maitre du cunnilingus)
장 피에르 세이테르는 음부를 남자의 혀의 움직임에 맡기고 있는 풍만한 여인을 주로 그린다. 배(梨) 모양을 한 아름다운 여성의 엉덩이에서는 즙이 흘러내린다.
파리 소재 에로티즘 미술관은 많은 사람이 아주 오랫동안 기다리고, 갈망하며, 기대해왔던 전시회를 지난 4월 9일부터 열고 있다. 세이테르의 작품을 내건 전시회로, 그는 여성의 이미지를 선호하는 화가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세이테르는 여자 얼굴을 모딜리아니처럼 그리고 인형의 몸을 한스 벨머 방식으로 그려낸다. 둥근 배와 일부분만 그려낸 엉덩이 모습이 쪼갠 과일 형태를 하고 있기에 마치 쾌락에 자신을 내맡긴 형상이다.
“여성이 스스로 맛보고 있는 중”이라고 세이테르는 인정한다. “마침내 그녀들이 못 말릴 욕망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여성에게는 팔이 없기에 밀쳐낼 수 없고, 따라서 남성이 따귀를 맞을 일도 없지요. 남자의 혀가 마음대로 활동하도록 여성의 엉덩이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화가가 이 정도까지 오럴섹스 이미지를 그려내는 일은 드물다. 그러나 세이테르의 그림 속에서는 거의 강박관념처럼 등장한다. 남자의 경우 오직 혀만 등장시키는데, 마치 불꽃처럼 타오르는 듯한 모습이다. 또 뱀의 눈을 한 여성은 자신의 음부를 향하고 있는 혀의 주위를 사랑스럽게 감싼다.
세이테르는 이런 장면을 ‘부드러운 입맞춤’이라고 이름 짓는다. “음부는 달콤하게 맛봐야 할 대상입니다. 그림은 사랑을 최초로 발견하고 처음 맛보는 순간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첫 번째 포옹, 첫 키스, 팬티 안에 처음 손을 넣었던 바로 그 최초의 순간을 담고 있습니다.”
세이테르는 1946년 5월 파리에서 출생했다. 아버지는 치과기공사, 어머니는 우체국에서 일했다. 그는 어린 시절을 몽마르트르 언덕 위에서 보냈다. 콩도르세 고등학교를 다니다 퇴학당했으나, 그 후에도 철자 해독 장애, 독서 장애, 불규칙적이고도 선별적인 기억력 등으로 항상 어렵게 공부를 이어 나갔다.
물리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에는 15년 동안 마치 케이크 반죽을 다루듯 무수히 많은 여성의 몸을 주무르면서 열정적으로 일했다. 하지만 40세가 되던 해 세이테르는 대규모 파티를 연 후 기존의 모든 것을 버렸다. 화가로 나선 것이다. 그때부터 그는 육감적인 모습의 여성, 성녀와 매춘부를 다양하게 그리기 시작했다.
세이테르의 첫사랑 대상은 담갈색 눈을 한 아이였다. 화가는 그녀를 영원히 잊지 못하고 있다. 그 아이의 팬티에 손을 댄 것은 세이테르가 6세 나이였을 때였다. 파리의 라바 거리에 소재한 유치원에서 영화를 볼 때였는데 “나는 그때 맡았던 우유 냄새를 영원히 잊지 않았다”고 세이테르는 고백한다.
세이테르의 그림을 들여다보면 그가 아무것도 잊지 않았다는 것이 정말 느껴진다. 세이테르가 만날 수 있었던 모든 여성이 서로 중첩되면서 유일하고도 관능적인 하나의 성상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 모습은 순결하고 위험스러우며 복종적인 동시에 지배욕이 강하고 사랑스럽다. 그러기에 처녀와 창녀의 형상을 함께 보유하고 있는 듯하다. 그녀의 음부에서는 즙이 차고 넘친다.
이런 그림을 그리게 된 연유를 물어보자 세이테르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오럴섹스를 진짜 좋아하는 남자가 얼마나 많은지는 잘 모르겠어요.” 세이테르는 그걸 정말 좋아한다는 얘기일 것이다.
“여성의 말에 따르면 오럴섹스를 정말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많은 남자가 이미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일을 치른다는군요.” 남자가 이 방식을 제대로 즐기지 못할 때, 여성 역시 이런 형태의 사랑을 더이상 좋아하기 어렵게 된다고 불평해댄다.
“오럴섹스에 대한 여성의 거부는 부끄러움 때문이 아니라 남자가 시원찮게 일을 치르기 때문일 겁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세이테르는 오럴섹스를 좋아하는 여성, 파충류의 혀를 가진 남자이자 뱀으로 에워싸인 여성의 모습을 더욱 열심히 그려내고 있다.
세이테르의 전시회는 파리 18구 클리시가 72번지에 위치한 에로티즘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 개관한다. 티켓 가격은 8유로다.
라가주출판사 역시 ‘이 멋진 태도’란 제목을 한 장 피에르 세이테르의 화집을 출간했는데, 총 80쪽에 달하는 책의 가격은 23.66유로다. 인터넷을 통해 판매 중이다.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