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ㆍ경남 시ㆍ도지사 일일 교환근무, 부산신항 관할권조정 합의도출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 맹자의 칭송을 받은 중국의 전설적인 성인 하우(夏禹)와 후직(后稷)의 일화가 현세에 투영됐다.
우리나라 지방자치 역사상 광역단체장으로는 최초로 허남식 부산시장과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일일 교환근무’에 나선 것. 이번 교환근무의 핵심은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해묵은 형제간의 갈등을 풀어보려는 의도다.
11일 아침 일찍 상대방의 근무지로 출근한 양 시ㆍ도지사는 그동안의 갈등과 반목을 의식한 듯, ‘동남권 상생발전’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일일 경남도지사가 된 허 시장은 “교환근무는 상대방이 어떤 어려움이나 고충이 있는지 진의 왜곡은 없었는지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뿌리가 같은 형제끼리 갈등은 대화로 반드시 풀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루 동안 부산시장으로 근무한 김 지사는 “부산에서 학교를 다니고 자라서 부산을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발전한 줄 몰랐다”면서 “부산시의 장기적인 비전이 대단하고 부산과 경남이 함께 상생발전하는 계획을 차질없이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교환근무에 들어간 시ㆍ도지사들은 각각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부산ㆍ경남간 광역현안을 보고 받았다. 특히 이번 교환근무를 통해서 부산신항만 개발로 불거진 관할권 조정 문제는 말끔하게 마무리했다. 양 시ㆍ도지사는 오후 4시 부산 신항의 부산ㆍ경남 경계구역에서 만나 부산ㆍ진해 경제자유구역청의 주요 사업을 보고받고 신항 경계구역 조정 협의서에 서명했다.
신항 경계구역 조정 문제는 부산과 경남 간 해묵은 과제로 ‘항만의 안정적 운영과 행정의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배후부지는 부산이 9054㎡, 선석부지는 경남이 3만3020㎡를 각각 양보해 경계를 조정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동남권 주력산업인 기계ㆍ조선ㆍ자동차 등의 고부가가치화 추진하고, 관광자원 연계 협력, 신 동남권 발전전략 수립 추진 등 동남권 상생발전 방안을 보고받고 양 시ㆍ도가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광역도로망 및 철도망 구축과 관련해서는 상호협력을 바탕으로 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산~거제, 부산~창원 간 광역 시내버스 운영 문제도 해결책을 마련키로 했다.
이외에도 부산~김해 경전철 MRG(최소운영수익보장) 조정 문제에 대해서 김 도지사는 “김해시의 어려운 재정을 감안해 비율 조정을 부산시가 고민해달라”고 요청했고, 거가대로 재정 건전화에 대해서는 1분기 중 부산시와 경남도가 함께 해결방안을 도출키로 했다.
간부회의에 이어 부산시의회를 방문한 김 도지사는 진주 남강댐 물 부산 공급을 위한 광역상수도 개발에 대해 질문을 받고 “경남도민의 절반도 낙동강물을 마신다”며 “서부경남의 인구가 급증하고 도시화가 진행돼 남강 댐 물의 여유수량이 부족한게 현실이다”며 경남도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동안 가장 큰 갈등을 빚어왔던 신공항 문제에 대해서는 “경남도는 공항 입지와 관련한 입장을 정리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번 총선과 대선때 여야의 정책공약으로 선정되도록 양 시ㆍ도가 함께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교환근무를 계기로 양 시ㆍ도지사는 공동현안 해결과 공동발전 논의를 지속해나가기로 했으며, 현안 해결을 협의할 상설기구인 ‘광역협의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윤정희 기자/cgnhe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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