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고승덕(55) 의원이 검찰 조사에서 2008년 7ㆍ3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의 당사자로 박희태(74) 국회의장(당시 당대표 후보)을 지목하면서 엄청난 파장이 일고 있다.
검찰은 당장 방일 중인 박 의장이 귀국하는대로 소환 또는 서면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당시 선거 캠프에 참여한 친이(친 이명박)계 인사들의 ‘줄 소환’도 예고되고 있다. 과거 여러 전대에서 돈봉투 돌리기가 이뤄졌다는 증언들이 잇따르고 있어 검찰 수사가 ‘전대 돈선거 관행 파헤치기’로 대폭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 의원이 박 의장 측을 특정했고, 박 의장이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는 이상 당시 캠프에 참여했던 인사들에 대한 조사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들은 대부분 현정권을 풍미한 친이계 유력인사로 분류된다.
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정계 안팎에서 전대 돈선거를 매번 되풀이돼 온 관행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서다. 현정권 들어 계파 및 후보간 경쟁이 치열했던 2010년 7ㆍ14전대, 2011년 7ㆍ4전대에서도 금품이 횡행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일각에선 구의원 단위로도 돈이 뿌려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검찰은 수사의뢰가 이뤄진 2008년 전당대회뿐 아니라 조전혁(52) 의원이 ‘1000만원 돈 봉투를 뿌린 후보가 있었다고 한다’고 한 2010년 전대,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의 돈거래 의혹, 또한 야권의 ‘돈 선거설(說)’ 등에 대한 수사의뢰가 있다면 신속히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사태가 이같이 확대될 경우 여권 전체가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나아가 야권까지 수사범위가 확대된다면 총선 전 극심한 정치불신과 혼탁 양상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야권의 전대에서도 돈 봉투가 건네지는 것을 목격했다는 주장도 이미 나오고 있다. 만약 벼랑 끝에 몰린 여권이 ‘같이 죽자’는 심정으로 야당을 지목해 검찰에 수사의뢰 하는 ‘물타기’ 정국도 예상될 수 있다.
조용직 기자/yjc@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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