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4일 오전 한 때 체감온도가 영하 13도까지 떨어졌다. 위안부 평화비는 청동으로 돼 있다. 춥지 않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 평화비가 추울 거라 생각하나 보다. 모자를 씌워 줬다. 목도리에 무릎 담요까지 덮어줬다. 목도리는 2개나 된다. 귀여운 눈사람 인형에, 장미꽃도 몇 송이 가져다 놨다. 지난 연말에는 복주머니가 있었고, 이 안에 1만원짜리와 1000원짜리 지폐 한 장씩이 들어가 있었다. 솜사탕도 있었다. 가슴이 훈훈해지는 소식이다.
평화비 옆에는 펜으로 쓴 ‘천사소녀’라는 시(詩)가 깔끔하게 코팅돼 붙어 있다.
천사소녀
봄을 오려 꿈을 꾸며 꽃망울 피려다가
처절하게 끌려가신 조선의 딸 20만명
짓밟힌 그 생애가 뇌암으로 아파라.
낯선땅에 흘린눈물 지옥을 넘치고
지나온 자국마다 꽂혀있는 시퍼런 비수
마음의 평야에는 만년설만 쌓여 있다.
겨레의 천사여 이제는 한을 푸셔요
밤이면 조국 하늘에 천도화로 피고요
낮이면 주국하늘에 쌍무지개로 떠오르소서.
<박병국기자 @imontherun> cook@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