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에 맹독성 폐수 수천톤을 무단 방류해 생태계를 심각하게 오염시켜온 ‘검은 커넥션’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10년 이상 폐수처리수탁업체를 운영하며 맹독성 폐수를 정상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방류해온 2개 업체 대표와 직원들. 또 이들에게 수년간 월급처럼 금품을 받고 단속정보를 알려주거나 단속을 게을리한 낙동강유역환경청과 사상구청 단속 공무원들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이들이 합작해 만든 최악의 환경오염 커넥션에 철퇴가 가해진 셈이다.
낙동강 하류에 인접한 부산 감전동 일대엔 폐수처리수탁업체 10여곳 이상이 집중되어 있다. 전국에서도 가장 많은 업체들이 집중된 지역이기에 치열한 가격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폐수처리수탁업체들 사이에선 정상적인 처리를 하면 가격을 맞출 수 없다는 사실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이번 사건의 꼬리가 잡힌 것은 2010년 3월경. 이 업체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은 야간을 틈타 맹독성 폐수를 무단 방류하고 불법에 참여한 직원들에겐 상당한 수당이 월급 외에 추가로 쥐어졌다. 업주인 사장의 횡포와 양심의 가책을 느낀 몇몇 직원들이 스스로 회사를 그만두고, 이러한 사실을 관계기관에 제보했다.
▶사진설명=폐수처리수탁업체들이 밀집한 감전동 감전수로가 심각한 오염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미 단속 공무원들과의 유착관계가 있어왔기에 수사가 이뤄진 곳은 부산시 특별사법수사과 중에 한 팀이었다. 제보나 정황상 이들의 불법은 명확했지만 단속이 어려웠다. 야간 작업때는 반드시 공장문을 잠가두고 단속에 대비해 비상벨과 감시조를 공장 밖에 배치해놨기 때문이었다.
수개월간의 끈질기고 치밀한 수사를 펼친 끝에 현장을 급습해 두개 업체의 무단 방류 현장을 단속할 수 있었다. 수사팀 직원중에 한명이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중상을 입는 피해도 발생했지만 이들의 수사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이러한 과정은 본지 ‘낙동강에 맹독성폐수 수만t 방류(2010년 7월30일자)’ 기사로 세상에 알려졌다. 기사에는 그동안의 수사과정과 단속 공무원들과의 유착관계를 제보하는 내용 등이 모두 실렸으며, 이후 국내 언론들의 관심과 보도도 쏟아졌다.
그해 11월 검찰은 이례적으로 폐수방류 업체 대표와 실직적 업주, 관련직원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2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관련 업계의 반응은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업계에선 단속이 되더라도 업주는 벌금만 내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검찰이 의지를 갖고 업체들에게 경종을 울린 셈이었다.
검찰의 의지는 여기까지가 아니었다. 2011년 8월달에는 환경청 수사팀장과 사상구청 환경지도계장을 전격 구속했다. 이들 공무원들은 사상구 일대의 폐수처리수탁업체로부터 수억원에 달하는 정기적 상납을 받고 단속 정보를 알려주거나 허술하게 단속을 해온 혐의였다.
지난 5일 부산지법 형사합의5부는 이들 공무원들에게 징역 7년과 벌금 1억원 추징금 1억720만원, 징역 4년과 벌금 5천만원, 추징금 4천6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단속대상 업체들로부터 장기간 뇌물을 정기적으로 받아 공무원의 공정성과 청렴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하게 훼손한데다 범행을 일부 부인하면서 반성의 빛을 비추지 않아 엄중히 처벌함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결국 제보자의 증언이 모두 들어맞은 셈이었다.
폐수처리수탁업체는 기업들의 폐수처리를 위탁받은 전문업체이다. 이들이 오히려 무단으로 폐수를 방류해 낙동강의 수중 생태계를 크게 훼손해온 것은 후세에 씻을 수 없는 범죄임이 분명하다. 또한 이들을 지도하고 단속해야할 공무원들이 양심을 팔아 자기 배를 불려온 사실은 국민의 입맛을 씁쓸하게 한다. 이번 사건으로 부산 검찰은 오랜만에 시민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윤정희 기자/cgnhe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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