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교동 다세대 주택가 반지하방에 살고 있는 A(19)씨는 4일 새벽 1시께 문 밖에서 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었다.

이를 의아하게 여긴 A씨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고 건물 현관에서 자신의 집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향해 노상방뇨를 하고 있던 B(37)씨를 발견했다.

술에 취해있던 B씨는 A씨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자 도망을 갔고 A씨는 B씨의 뒤를 쫓았다. 이 과정에서 약 5m가량 비틀거리며 뛰어가던 B씨를 A씨가 뒤에서 밀었고 B씨가 앞으로 넘어지면서 양 손바닥에 찰과상을 입었다.

A씨는 “소변을 치우고 가라”고 요구했지만 B씨가 이를 거절했다. A씨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고 B씨와 합의를 하려고 했지만 B씨가 되레 “A씨가 등을 떠밀어 넘어지면서 다쳤다”며 A씨를 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노상방뇨로 피해를 입은 건 나인데 졸지에 폭행 가해자가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설상가상 B씨는 합의 조건으로 30만원을 요구했다. A씨는 이를 거절하며 “B씨를 주거침입죄로 맞고소 할 생각”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A씨는 “대법원 판례를 보니 공동주택에 들어가 남의 집 초인종을 누르고 도망간 사건에 주거침입이 인정된 사례가 있다”라며 “노상방뇨로 인해 집 앞에 소변이 흘러들었고 신발에도 다 묻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4일 A씨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B씨의 주거침입 혐의 적용과 관련해서 경찰 관계자는 “의도를 갖고 침입한 상황이라면 주거침입이 인정될 수 있으나 피해자가 만취상태에서 노상방뇨를 한 상황이라 혐의 적용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sujin84> sjp10@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