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장선 사무총장(53)이 12일 내년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발표에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웃갸웃했다. 민주당 현역의원으로는 첫 불출마 선언이었고, 자신의 정치 텃밭인 평택에서 탄탄한 인지도로 4선(選)도 무리없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온건한 중도 성향의 정 사무총장은 국회 지식경제위원장 역임 시절, 고성ㆍ파행ㆍ정쟁이 없는 3무(無) 우수 상임위를 만든 모범 의원으로도 명성이 높았다.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품이 여야 갈등을 녹여내고 대화하는 국회상(像)을 일궈낸 밑바탕이었다. 이번 불출마 선언은 그의 합리적 포용과 대화의 리더십이 현 정치권, 특히 야권에서 더는 버틸 수 없는 상황임을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다. 같은 당 조정식 의원 등 다수 의원들도 “갑작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정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에 아쉬움을 표했다.
정 사무총장은 13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생각해온 것을 실천에 옮긴 것”이라며 “그동안 수차례 반복된 ‘난장판 국회’가 창피하고 부끄러웠다”고 불출마의 배경을 밝혔다. 불출마 결심을 하기까지 긴 고민을 했다는 그는 가족을 제외한 정치계 인사들에게 불출마 의사를 미리 알리지 않았다. 극구 말릴 것을 우려해, 최측근인 손학규 대표에게도 함구했다.
불출마 배경에는 파행과 폭력으로 얼룩진 국회의 고질적 병폐에 대한 실망과 좌절이 깔려있었다. 늘 반복되는 상황을 넋놓고 봐야하는 무기력함은 자기 반성으로 이어졌다. 의원직을 내놓는 것은 “그동안 제대로 변화시킨 것이 없고, 내가 한번 더 한다고 나아지지 않는다”는 자기반성의 결과물이었다. 결정적으로 그는 “작년말 4대강 예산 처리문제를 놓고 국회에서 폭력이 난무하는 난장판이 벌어졌을 때, 불출마를 염두에 뒀다”고 했다.
그는 “국회가 몸싸움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주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보완장치 마련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해보자”고 다짐했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런 일이 생기면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똑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한미 FTA 비준동의안 강행 처리 시, 최루탄이 터지는 아수라장이 반복되자 결심을 굳혔다.
불출마 선언 시기는 “사무총장으로서 11일 열린 임시전당대회를 마무리짓고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12일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정당 정치’의 위기를 지적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는데 우리는 정당 내에서 기득권에 안주하고 있다. 기득권을 버리고 희생하는 노력이 없으면 정당은 위기를 맞을 것이다.” 정 사무총장은 “대통령과 여야 지도자들이 대화보다 자기주장만 되풀이하고, 결국 대립만 이끌고 있다”는 말로 정치권의 고질병인 대화와 소통 부족을 꼬집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