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짧아지는 겨울 한반도 해역 온도 높아지면서 수증기 흡수…폭설 가능성↑ 7일은 절기상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대설이다.
그러나 7일 현재까지 전국에는 눈발이 ‘푸짐’하게 날린 적이 한 번도 없다. 예년 같았으면, 지금쯤 펑펑 내리는 눈 핑계로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많았을텐데, 갸우뚱한 일이다.
지난달 22일 기상청은 오전 5시10분부터 20분 사이 서울에 이슬비와 함께 약한 싸락눈이 섞여 내렸다고 발표하며 올해 첫눈을 공식 인정했지만 ‘본사람 없는 첫눈’이었다.
서울 첫눈은 지난해보다 14일, 평년보다는 2일 가량 늦은 것으로 10분가량의 짧은 시간 동안 내려 적설량은 기록되지도 않았다.
이날 서울 외에도 추운 강원도 철원과 춘천지방에서도 첫눈이 관측됐다. 설악산은 최근 10년 동안 가장 늦은 첫눈이었다. 단풍도 늦게 시작되더니 근 10년 간 첫눈이 가장 빨랐던 2003년과 2007년보다는 26일이나 늦었고 가장 늦었던 2001년과 비교해도 나흘 늦은 눈 소식이었다.
제주도는 지난 24일 한라산 윗세오름의 기온이 영하 6.7도까지 내려가면서 첫눈이 내렸다.
작년보다 15일이나 늦었다. 이날 내린 눈으로 해발 1500m 고지부터 정상까지 상고대(서리꽃)가 만발해 은세계의 장관을 연출했으나 이마저도 강한 바람에 눈발이 흩날리면서 적설량은 기록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이쯤되면 이번 겨울은 너무 더디게 온다는 생각마저 든다.
실제로 올 11월 우리나라 평균기온은 11도를 기록해 1973년 이래 가장 높았다. 최근 30년 평균기온보다 3.4도 높은 것으로 전국 곳곳에서 일 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하기도 했다. 지구온난화가 한반도에 가속화되고 있다는 징조다. 지난달 29일 ‘신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미래 기후 전망’ 세미나에서 발표된 지구 온난화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 배출량이 현 상태를 유지할 경우, 2050년에는 전국이 아열대 기후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평균기온이 3.2도 상승하고, 강수량은 15% 이상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계절의 변화는 겨울이 27일 감소하는 대신 여름은 19일 증가하게 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것은 불과 40년 후에 제주에서 겨울이 사라진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다.
동해안 표층수온도 지난 40년 동안 0.82도 정도 상승했다. 특히 겨울철 수온상승 현상이 두드러져 현재 대형가오리, 보라문어, 참다랑어, 흑새치, 붉은바다거북, 자리돔 등 다양한 아열대성 어종들이 동해안에서 확인되는 심각한 상황이다.
지구 온난화로 짧아지는 한반도의 겨울은 심각한 문제이지만 ‘인색’하게 내리는 눈 소식엔 반전이 숨어있다.
6일 기상청과 국립수산연구소가 올 겨울 유난히 많은 눈이 내릴 것이라고 발표한 것. 기상청에 따르면 “예년에 비해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온도가 2~3도 정도 높게 나타나면서 지난달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와 같은 간헐적인 폭설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장은 “차고 건조한 바람이 우리나라로 불어올 때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으면 수증기를 더 많이 흡수하게 된다.”면서 “수증기가 많으면 자연스레 폭설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jee@heraldm.com
